연말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초대형 허리케인 어마의 상륙에 따른 피해 복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연간 1000억 달러(약 113조 3000억 원)가 넘는 미 플로리다 주와 카리브해 인근 지역의 관광 업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인기 놀이공원인 월트디즈니 월드매직킹덤, 유니버설 스튜디오, 레고 랜드, 씨월드 등 플로리다 주에 있는 주요 관광 명소들이 임시 휴업 계획을 발표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를 오가는 약 20여 개의 크루즈 노선도 운항 일정을 취소 또는 축소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리다는 세계 최고의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에만 약 1억 1300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 109억 달러를 지출하면서 역대 기록을 갱신했다. 특히 남부 피넬러스 카운티는 97억 달러의 효과를 내기도 했다. 2017년 상반기는 그 기록적인 속도를 이길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그러나 어마 상륙으로 물거품이 됐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허리케인 어마는 이날 오전께 4등급 수준으로 플로리다 주에 상륙했다가 오후에 2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최대 풍속이 시속 177㎞에 달하는 등 위력이 여전해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카리브해 인근 섬도 예외는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대표적인 관광지인 생 바르, 생 마르탱, 앵귈라, 버진 아일랜드 등에서는 공항과 휴대전화 기지국이 폐쇄되는 등 인프라가 마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리케인 강타 이후 바뷰다 섬 전체 건물의 90%가 파괴되는 등 다수 건물이 붕괴된 가운데 약탈과 총격이 일어나고 식수 부족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전체 병원 50%가 문을 닫았고 전체 인구의 4분의 3인 340만 명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카리브해 인근 지역에서는 최소 2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카리브해에서는 허리케인 어마에 이어 상륙중인 또 다른 허리케인인 '호세'의 이동 경로에 집중하고 있다. 시속 240㎞의 강풍을 동반한 4등급 허리케인인 호세가 어마와 비슷한 경로로 상륙할 경우 2차 피해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