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이슈와 맞물려 국내 이동통신3사의 '망 중립성'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도 '망'과 같은 '중립성' 요구가 번진 분위기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플랫폼 중립성을 규제하는 고시를 마련, 플랫폼 사업자들은 눈치를 보고 있지만 3곳으로 정해진 '망 사업자'와는 달리 수천개의 경쟁사들이 포진한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같은 '중립성'으로 규제하는 것은 미래 인터넷 산업 발전에 제동을 거는 것이라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국내 망 사업은 3개 기업에서 독점하며 진입장벽이 현저히 높지만, 사실상 플랫폼 사업자들은 진입장벽이 높지 않을 뿐더러 그간 비중립적인 운영으로 경쟁효과를 얻어 온 바 있다. 이에 박 교수는 "플랫폼은 망 중립성 같은 특수규제가 적용될 곳이 아니다"라며 "망 중립성은 플랫폼 사업자들의 다양한 혁신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다시 말해 플랫폼 사업자들이 중립적이지 않을 자유를 위해 망중립성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지금은 망 중립성을 강화해 통신비 인하를 이야기해야 할 때"라며 "망 중립성을 플랫폼 중립성으로 확대해 망 중립성 논란을 지연시키는 것은 궁극적인 목표를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영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총괄과 과장 역시 "플랫폼 중립성이라는 것으 망 중립성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국가로부터 주파수 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도 아니고 몇십조 초기 투자비용이 든 사업도 아닌 카카오나 네이버같은 플랫폼들은 서비스 혁신을 통한 부가가치창출 할 수 잇는 기업들인데, 여기에 중립성 개념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동의했다.
플랫폼 이용자들의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를 막고자 적용된 개념인 '플랫폼 중립성'의 대상이 된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국내 굵직한 플랫폼 사업자들부터 소규모 사업자들은 그동안 연간 수백억원까지 망 사용료를 내며 플랫폼 서비스 경쟁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에 대한 규제 적용은 느슨하거나 사실상 규제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빈번함이 알려지면서 경쟁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국내 기업들은 불만을 성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망 중립성으로 인해 망 사업자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하지만 이용자와 인터넷 기업은 이미 적절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며, 오히려 국외 사업자 및 망 사업자와의 특수 관계기업과 나머지 국내 기업 간의 불공정이 문제"라며 "또한 국내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관련 비용을 지불하고 있음에도 트래픽 양으로 따지면 월등한 유튜브, 페이스북 등 글로벌 사업자들은 통신사마다 캐시서버를 설치해 네트워크 비용을 거의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인터넷 환경에서 과연 플랫폼 사업자가 독과점 우려가 있는지 망 사업자 수준의 법적인 공공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는지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없는 플랫폼 중립성 규제는 자칫 국내 인터넷 업계를 고사시킬 수 있다. 플랫폼 사업에 대한 규제는 현 공정거래 규제로 충분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