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기업이 브라질의 2대 항구를 인수하기로 했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한 축인 해상실크로드 전략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서 중남미까지 뻗어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자오상쥐(招商局)항구그룹이 4일 브라질 항구운영업체인 TCP의 지분 90%를 72억2800만 홍콩달러(약 1조43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현지 경제일간지 증권시보가 5일 보도했다.
자오상쥐항구는 이번 TCP 인수는 라틴아메리카 진출 전략의 일환이자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자오상쥐항구는 중국 본토와 홍콩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 지부티, 터키, 미국, 유럽 등 곳곳에서 항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7월에도 인도양 거점 항구인 스리랑카 함반토타 항구 지분 70%를 11억 달러에 매입했다. 자오상쥐항구의 모기업인 자오상쥐 그룹은 항만·터미널 등 해운 관련 중앙국유기업으로,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다.
중국은 국유기업을 앞세워 전 세계 주요 항구를 잇달아 인수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영국계 투자은행 그리슨스피크에 따르면 중국기업들이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발표한 해외 항구 인수및 투자액 규모가 201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직전 1년간의 프로젝트 규모인 99억7000만달러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글로벌 해운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기업들의 해외 투자를 일부 규제하면서 일대일로와 연계되는 물류·인프라 투자는 독려하기도 했다.
이는 투자수익을 올리는 목적 외에 일대일로 등 경제·군사적으로 전략적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대일로 참여국의 인프라 건설 원조를 통해 각국간 협력을 강화하고, 자원·에너지 수송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