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비상체제를 가동, 변수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정부로서도 여러 대외적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처지다. 이번 북핵 리스크가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위기관리의 시험대가 된 것이다.
북핵 리스크로 인해 환율과 증시는 모두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환율의 경우 4일 오후 현재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10.2원 오른 1,133.0원까지 뛰었다.
코스피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4일 장 초반 2310선까지 밀리며 우려했던 코스피는 오후 들어 2329선으로 마감되며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았다.
시장이 불안한 행보를 보이자 정부는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 24시간 동향 점검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신속‧단호한 시장안정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될 경우, 부정적 파급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며 “금융‧외환시장 영향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실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매일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열고 경제상황 전반을 24시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거시경제금융회의는 통상 기재부 1차관이 주재하지만, 최근 북한 도발이 지속되고 수위도 높아지는 상황을 감안해 김 부총리가 직접 회의를 이끌었다.
한편 전문가들은 정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번 북핵 리스크가 한국경제 전반에 걸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불안한 소비심리 등이 성장에 발목을 붙잡을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특히 최근 발생한 북한 도발이 이전과 다른 양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단기적 성향의 도발로 인해 한국경제에 큰 피해가 없었지만, 이번 6차 핵실험 도발은 소비심리 위축이나 투자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리스크는 그간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면서도 “지금 전개되는 양상을 보면, 앞으로 통상이나 정치적 불안 등이 부정적 영향이 될 수 있다. 북핵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한국경제가 불안해지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나 수출이 힘을 받아야 하는데 사드 보복이 해소되기보다 지속되고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종합적인 위험 요소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연구위원은 “북핵 리스크는 불확실한 요인이다. 성장을 주도하던 투자 부분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수출 등에서 떠받치지 못하면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생산가능인구 등 잠재성장률이 낮아져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