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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3차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협상대표(왼쪽)와 미셸 바르니에 EU 집행위원회 협상대표(오른쪽)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
영국과 유럽연합(EU)이 28일(현지시간)부터 시작한 3차 브렉시트 협상이 31일 끝날 예정이지만 이번에도 별다른 성과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브렉시트 조건과 향후 관계를 두고 기싸움을 벌이면서 논의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EU 외교관들은 브렉시트 탈퇴 조건 협상이 계획했던 10월까지 마무리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영국이 EU 탈퇴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주 시작된 3차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은 EU와 미래 관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길 바라고 있지만 EU는 우선 탈퇴를 위한 조건을 정한 뒤 미래 관계를 논의하는 입장을 고수해 입장 차이가 명확하다. EU 측은 이혼 합의금, 아일랜드 국경 문제, 양측 진영에 잔류하는 국민의 권리 등 3가지 핵심 쟁점에서 충분한 진전이 있는 뒤에야 양측의 미래 관계를 살핀다는 방침이다.
EU주재 프랑스 대사인 피에르 셀랄은 영국이 현재 보여주는 입장은 “혼란과 우유부단 그 자체”라면서 명확하고 하나된 입장을 정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영국의 가장 큰 문제는 EU 회원에서 탈퇴하기 위한 국민적 선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EU 단일시장 접근권 등 EU 회원국으로서의 이득은 계속 챙기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이 EU 탈퇴의 여파를 완전히 과소평가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함께 했던 45년의 세월을 되돌리는 것은 당연히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국 주재 프랑스 대사인 실비 버만은 “메이 정부는 힘이 약해졌다. 행정부 내 생각도 제각각이며 이들은 서로 경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최근 영국 노동당까지 나서서 영국 내 브렉시트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지난 27일 영국의 제1야당인 노동당은 지난 27일 EU 탈퇴 이후 최소 4년간 단일시장에 머무르는 과도기를 갖자며 '소프트 브렉시트'를 천명하고 나서면서 다음 달로 예정된 브렉시트 입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보수당 메이 총리는 EU로부터 완전한 탈퇴를 의미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고수하고 있다.
한편 영국 국민들은 EU에 지급할 이혼 합의금으로 100억 파운드(약 14조5000억원)이면 적절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가디언이 공개한 여론조사업체 ICM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혼 합의금으로 300억 파운드(약 44조원)를 수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3/4은 수용 불가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100억 파운드까지 낮춰서야 수용과 반대 의견이 40~41%로 비슷하게 나왔다. 그러나 일부 언론들은 EU측이 영국에 이혼 합의금으로 1천 억 유로(약 136조원)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