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북한 미사일 사정권"...美 대북 전략 엇박자 속 나토 움직일까

2017-08-3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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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관계자, 스위스 '군축회의'서 "유럽 사정권도 위협" 발표

나토 조약 따라 회원국 공격시 군사 대응 가능..."북한 괌 타격 주목"

트럼프·매티스 대북 대응 온도차 신호...향후 美 대북 전략 관심집중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29일 평양에서 중거리 탄도 미사일 '화성 12형'의 발사를 앞두고 점검하는 과정에서 웃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AP]


북한이 잇따른 국제사회의 규탄과 비난에도 보란듯이 미사일 발사 단행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을 중심으로 미국의 대북 해법이 다소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원의 대북 제재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 "유럽도 사정권"...나토, 북한 규탄 이어 제재 돌입하나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의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한미일 3국을 비롯한 17개국, 유럽연합(EU) 등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일제히 규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새벽 북한이 국제기구에 통보하지 않고 기습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 위협을 고조시킨 데 따른 것이다. 

로버트 우드 미국 주제네바대표부 군축 담당 대사는 "(미사일 발사는) 미국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가 우려하는 행위"라며 "북한이 즉각 도발을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대표들도 "북한은 미사일 발사 때마다 자위권 행사라고 하지만 주권국가의 영공을 향한 미사일 발사가 자위권이 될 수 있냐"며 비난했다.

특히 이날 진행된 본회의에서는 북한의 핵 개발이 '새로운 위협 단계'로 접어 들었으며 유럽도 북한의 도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나토의 대북 제재 적극 개입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NHK는 이날 보도를 통해 "미국의 한 국방부 담당자는 '북한 미사일의 사정 거리를 감안할 때 도쿄뿐만 아니라 파리와 제네바 등 유럽의 주요 도시도 사정권에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며 '나토와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 모든 국제사회가 북한의 개발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도발이 특정 국가만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아닌, 국제사회 전반에 위협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 북한이 미국령 괌의 포위 타격을 예고했을 당시 나토가 대북 대응에 적극 개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회원국이 군사 공격을 받으면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대응할 수 있다는 나토 조약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1년 9·11사태 때도 미국의 뉴욕과 워싱턴이 알카에다의 공격을 받은 직후 나토는 사상 첫 집단방위권을 발동해 미국과의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국가가 북한 미사일 사정권에 든다는 발표 내용은 충분히 나토 회원국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토는 미국을 주축으로 유럽과 북대서양 연안의 29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 "대화 할 때 아니다" vs "외교 해법 있다"...美대북 정책 엇박자 신호?

반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대북 정책과 관련 "외교적 해법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미국 대북 정책 방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 대화 무용론을 강조하면서 강경한 대북 정책을 암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과 상반된 것이어서 미국 내에서조차 엇박자를 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CNN 등 외신이 8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이날 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대통령이 대화는 답이 아니라고 했는데 외교적 해결책을 찾지 못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다"라며 "우리는 결코 외교적 해법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결코 만족하지 않으며 항상 더 많은 방식을 찾고 있다"며 "(송 장관과 함께) 우리의 국가와 국민, 이익을 보호할 책임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오늘 토론을 통해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북 대응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같은 입장은 '군사 옵션'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엇갈리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상공을 통과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25년간 북한과의 대화 노력에 불필요한 비용을 강탈당했다"며 "더이상 대화는 없다"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두 차례나 전화회담을 진행, 강경한 대북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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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도조차 대북 전략을 놓고 대통령과 내무·국방장관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주장하는 '외교 해법파'로 분류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을 언급하면서 강경한 압박을 가한다고 해도 한편으로는 물밑 대화를 모색하는 '투트랙' 전략을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매티스 장관은 그동안에도 무력 충돌보다는 외교적 해법을 통한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해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지난 10일에도 캘리포니아 주의 한 행사장에서 "필요하다면 군사 옵션을 제시하겠지만 전쟁은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경고하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해 외교적 접근을 선호한다"고 강조했었다. 매티스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 통과도 미국의 외교적 성과 중 하나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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