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수능 절대평가 논란의 뿌리,다양성 VS 평등.."진보가 보수 가치 추구"

2017-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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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절대평가 반대! 대입 정시확대!/사진=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등급제 절대평가 논란이 금수저 전형이라 비판받는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존폐 논란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수능 등급제 절대평가 논란의 뿌리는 추구하는 가치(‘공정성’과 ‘다양성’)의 충돌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수능 등급제 절대평가를 반대하는 측은 “수능 등급제 절대평가가 시행되면 수능이 무력화되고 학종이 확대돼 대입의 공정성이 파괴되고 대입이 현대판 음서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3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이제라도 1안, 2안 모두 폐기처분 하고 4번의 공청회와 학생과 학부모의 여론을 존중하여 수능 전 과목을 상대평가로 전환하고, 정시를 대폭 확대하는 제3의 방안을 제시, 확정하는 것이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고 소통하는 것이다”라며 “수능 개편보다 더욱 시급한 것은 학생부종합전형, 일명 학종을 개편하는 것이다. 학종은 금수저 전형으로서 부모의 경제력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불투명하고 불공정하여 학생들은 왜 떨어졌는지 알 수 없어 결과에 승복할 수 없는 깜깜이 전형이다”라고 강조했다.
 

진보교육 단체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로 개편해야/사진=연합뉴스

수능 등급제 절대평가를 찬성하는 측은 “수능 성적 하나로 획일적으로 아이들을 줄 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 수능 때문에 학생들이 입시지옥에 시달리고 교육이 암기식ㆍ주입식으로 치닫고 창의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이 안 되는 것이다. 수능은 자격고사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일부 언론에서 수능과 학생부 종합전형 사이에 대립 구도를 형성하면서 공정성의 문제를 부각하고 있다. 수능이 같은 날, 같은 시험을 본다는 면에서 형식적으로는 가장 공정할 수 있지만, 수능이 학교교육에 끼치는 해악은 막대하다”며 “초중등교육이 국가 표준화 입시인 수능에 대한 준비에 매몰되면서 모든 학교에서 획일적인 입시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객관식 수능문제를 대비한 주입식 수업, 단순 암기와 반복적인 문제풀이 중심의 시대착오적인 교수ㆍ학습법이 지속되고 있으며, 소모적인 순위 경쟁만이 판치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미래를 위한 역량을 키우는 교육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수능전형 대 학생부종합전형의 대립 구도를 형성하여 수능의 영향력을 계속 강화하려는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며 “전교조의 대안은 수능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학생부 교과전형을 강화하여 초중등 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부대학교 교육대학원 안선회 교수는 30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다양성과 자율성은 보수가 추구하는 가치다. 보수 정권인 이명박ㆍ박근혜 정권은 다양성과 자율성을 이유로 입학사정관제와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고 대입에서 수능의 비중을 줄여왔다”며 “진보가 추구하는 가치는 평등과 정의다. 그런데 현재 진보는 보수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진보가 길을 잃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부교과전형이든 학생부종합전형이든 학생부 위주 전형이 확대되면 학교에서 교사는 절대권력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평론가 이범 씨는 최근 국회에서 있었던 ‘공정한 입시제도 마련을 위한 교육개혁’ 토론회에서 “학종과 수능 중 하나를 죄악시해서는 안 되고 각각의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학종과 수능은 나름의 뚜렷한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학종은 고교교육에 긍정적 변화의 물꼬를 텄다는 장점과, 불공정성이 쉽게 체감되며 여러 가지 전형요소를 요구하여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수능은 객관식 시험이어서 창의력 등 다양한 역량을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단점과,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롭고 이른바 ‘패자부활’이나 ‘역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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