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역대 신인 최고 대우를 받은 ‘특급 신인’ 최혜진(18)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통해 프로 선수로 처음 발을 내딛는다. 아마추어 딱지를 뗀 최혜진은 롯데의 든든한 후원까지 받으며 화려한 프로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최혜진은 31일부터 나흘 동안 강원도 춘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파72·6753야드)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에 출전한다. 최혜진은 지난 24일 KLPGA 투어에 입회한 뒤 28일 한화와 역대 신인 최고 대우인 2년간 12억원의 조건으로 메인스폰서 조인식을 갖고 프로 선수로서 모양새를 갖췄다.
최혜진은 올해 국내와 미국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프로 잡는 아마추어’로 명성을 떨쳤다. 올 시즌 KLPGA 투어 5개 대회에 출전해 2승을 수확했고, 준우승 한 차례를 포함해 모두 톱10에 들었다. 또 US여자오픈에서는 박성현(24)과 우승 경쟁을 벌이다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마추어 신분 탓에 받지 못한 상금만 10억원에 달한다.
프로 데뷔전을 앞둔 최혜진은 다부진 목표도 드러냈다. 최혜진은 “우승 욕심보다는 경험을 더 많이 쌓고 싶다. 내년에는 신인상을 목표로 더 기억에 남는 신인이 되고 싶다”며 “아마추어 때와 똑같이 재밌게 경기에 임하면서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신경 써야 할 플레이에 집중해서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로서 나서는 최혜진의 대회 성적의 최대 관건은 프로 무대의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는 적응력이다. 아마추어 시절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프로로 전향 후 빛을 보지 못한 선수도 적지 않다. 하지만 최혜진의 수더분한 성격도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혜진은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조금만 친해지면 애교도 많다. 대회 때 같이 치는 언니나 캐디 오빠들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 사람을 좋아해서 친하게 지내고 싶으면 먼저 다가가는 밝은 성격”이라며 자신을 어필했다.
한화 클래식은 우승상금만 3억5000만원인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다. 최혜진이 프로 선배들과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특히 국가대표 시절부터 두터운 친분이 있는 이정은(21)과 맞대결도 흥미롭다.
이정은은 지난주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장하나(25)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시즌 3승을 거두며 다승은 물론 상금랭킹, 대상포인트, 평균타수 등 주요 부문을 싹쓸이 하며 ‘대세’로 자리 잡았다.
최혜진의 목표도 ‘못 하는 것 없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전 부문에 상위권에 올라 기억에 남는 신인이 되고 싶다”는 최혜진은 “(이)정은 언니는 국가대표 때부터 잘 알고, 보고 배우고 있다. 늘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고 골프를 하는 모습을 배우고 싶다”며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이번 대회는 최혜진의 데뷔전 외에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 등 LPGA 투어 시즌 최다승(3승)으로 완벽하게 부활한 김인경(29)이 1년 만에 국내 무대에 나서고, 세계랭킹 4위 아리야 쭈타누깐(태국)도 출전해 최근 부진을 떨쳐낼 각오다.
2년 연속 이 대회에 출전하는 LPGA 투어 통산 4승의 제시카 코다(미국)는 LPGA 투어 신인으로 데뷔한 동생 넬리 코다(미국)와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또 올해 LPGA 투어 우승 경험이 있는 2015년 대회 우승자 노무라 하루(일본), 신지은(25)도 나선다. JLPGA 투어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강수연(41), 전미정(35), 이민영(25), 사이키 미키(일본)도 출전해 한·미·일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한편 최혜진은 오지현(21), 김지영(21)과 같은 조로 1, 2라운드에 나서고, 이정은과 김인경, 전미정이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쭈타누깐은 국내 상금랭킹 1, 2위 김지현(26), 김해림(28)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