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BM급 日상공 통과 '괌 타격능력' 과시…韓·美·日 동시 겨냥

2017-08-2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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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도발 의미는

[사진=연합/AP]

북한이 29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계열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해 일본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에 떨어뜨리는 도발을 감행하면서, 2700여㎞의 비행거리를 통해 괌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했다. 사실상 비행 경로로는 일본을, 사거리로는 미국을 겨냥한 셈이다.

이날 북한의 도발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도발 수위를 높여가면서 당분간 대화는 있을 수 없다는 신호를 명확히 보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일의 어떠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고 미국에 직접 대화 압박을 가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것이다.

우선 ​이번 북한의 도발은 '괌 포위 사격' 능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미국을 겨냥했고, 일본 영공을 통과함으로써 일본을 자극했다. 아울러 대화 기조를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의 기대를 저버리게 했다는 점에서 '다목적용' 도발이라는 평이다.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쏜  미사일은 이날 오전 6시 6분쯤 홋카이도(北海道) 에리모미사키(襟裳岬) 상공을 통과했으며 오전 6시 12분쯤 에리모미사키의 동쪽 1180㎞ 태평양에 낙하했다. 미사일의 비행 거리는 2700여㎞, 최대 고도는 550여㎞이며 약 29분간 비행했다.  

북한이 과거 인공위성 발사용이라고 주장했던 장거리 로켓은 일본 상공을 수차례 통과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탄도미사일로 드러난 발사체가 대기권으로 다시 들어와 목표 지점에 떨어지도록 도발했다는 점에서 한·미·일 등 국제사회가 느끼는 위협의 강도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북한이 미사일 기술에 확신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무력충돌 가능성까지 감수할 만큼 북한이 강하게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를 압박하고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미사일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정상각도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중 가장 멀리 날아간 것으로 기록됐다.

북한에서 괌까지의 거리는 3000여㎞로 이날 미사일 비행거리는 2700여㎞였다. 괌을 직접 겨냥한 비행궤적은 아니지만, 사거리를 통해 괌에 도달할 능력이 있음을 과시한 셈이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북의 도발은 미 증원기지 타격 능력을 과시함과 동시에 유리한 전략적 여건 조성 등의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북한의 도발은) 미사일 도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14일까지 괌 포위 사격을 언급하며 미국을 위협했던 것에 이어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미사일 발사로 제재에 굴하지 않고 핵과 미사일 수준을 계속 고도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일단 한·미·일 3국은 공동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해 이날 오후(현지시간) 안보리 긴급회의가 개최된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한·미·일 3국은 공동으로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으며, 뉴욕시간으로 8월 29일 오후에 안보리 긴급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미국 등 안보리 이사국들과 대응 방안을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유엔 안보리 신규 결의인 2371호(8월 5일 채택)를 비롯한 관련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는 가운데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히 대응하는 한편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제재 압박을 포함한 다양한 외교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소위 '괌 포위 사격'을 운운한 데 이어 이에 준하는 사거리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은 우리 군과 한·미동맹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우리 군은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앞서 북한 미사일이 괌으로 발사되면 즉각 요격하는 등 군사대응 태세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주일 미군과 일본 자위대는 이번 IRBM 도발에 대한 요격은 시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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