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고립무원] 우방 외교.무역 "압력 넣어 실리 챙기자"

2017-08-2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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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우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할 당시 전세계는 이후 백악관의 외교·무역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슈퍼 파워' 미국의 정책 변화는 수많은 나라의 경제·안보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측이 불가능한 그의 언어와 행보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며 국제 관계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다.   
 
◆트럼프 독트린 "기여하거나, 돈을 내거나, 닥쳐라"  

전문가들은 트럼프 외교 정책의 핵심은 우군에 대한 압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CNBC는 "트럼프는 우방이나 관계가 우호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통해 복잡한 외교적 상황을 타개하려고 한다"고 평가했다. 
 
공동의 목표 달성을 놓고 우방들에게 좀 더 많은 기여를 요구하는 식이다. 유럽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비용을 더 부담하도록 요구했으며, 북한의 핵 위협과 관련해 일본의 국방비 증액 등을 요구하는 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에 끊임 없이 북한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결국 이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까지 찬성한 유엔대북제재결의안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CNBC는 이같은 전략을 트럼프 식으로 거칠게 요약할 경우 "기여하거나, 돈을 내거나, 닥쳐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정책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때 아프가니스탄 철수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돌아서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파병을 결정했다. 이와 동시에 인도에 협력을 요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 안정에 대한 인도의 중요한 공헌에 감사하다"면서 "그러나 인도는 미국과 수십억 달러의 무역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아프간 전쟁, 특히 경제원조와 개발 분야에서 (인도가) 우리의 전쟁을 도왔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또 다른 인접국인 파키스탄을 '중요한 파트너'라고 추켜세우면서도 "파키스탄은 종종 혼란, 폭력과 테러를 저지르는 이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문제해결에 기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티브 배넌이 백악관을 떠난 뒤 군 출신들이 외교·안보 라인을 장악하면서 군사력이 뒷받침된 외교를 추진하고 있으며, 힘을 통한 협상 전략이 향후 전략의 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자유무역에 대한 강력한 반감을 드러냈다. 지난 정권에서 맺어온 자유무역협정들에 대한 전면 재검토는 물론 폐기까지 주장했다. 실제로 취임 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실행했다. 스티브 배넌의 퇴출로 이같은 강경 보호무역성향이 다소 사그라들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트럼프가 절대 보호무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요청으로 한미 FTA 개정을 위한 협상이 이미 열리고 있으며,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 등과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도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지금 멕시코, 캐나다와 나프타(역대 최악의 무역협정) 재협상을 하고 있다. 둘 다 매우 어렵다. 끝내야 하는가?”라고 글을 올리면서 지난주에 이어 또다시 나프타 폐기를 언급하고 나서기도 했다. 

27일 미국의 온라인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 미팅에서 오간 대화내용을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참모들이 모두 '세계화' 지지자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핵심적이라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에서 참모들에게 "나는 관세 부과안을 원한다고 했지만, 나에게 올라온 결재안은 지적재산권 조사였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중국과 같은 무역 파트너들에게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전쟁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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