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에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위촉되면서 친노동계 정책이 탄력받을 전망이다.
한국노총 출신의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어 민주노총 출신의 문 위원장이 가세하면서 노동정책의 중심 추가 노동계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월 한국노총이 정부의 노동개혁 양대 지침을 문제 삼아 노사정위를 탈퇴하면서 위원회는 1년 반 넘게 파행을 빚었다.
1999년 정리해고 도입으로 민주노총이 탈퇴한 데 이어 한국노총까지 빠지면서 노사정위는 노동계 없는 반쪽짜리 위원회로 전락한 것이다.
양대 지침은 저성과자 해고 요건을 담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를 말한다. 최근 취임한 김영주 고용부 장관도 양대 지침 폐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부가 고용부장관에 이어 노사정위원장도 노동계 출신을 임명한 것은 노동계의 노사정위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포석깔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산적한 노동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사정위의 정상화가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문 위원장 임명 후에도 양대 노총 모두 노사정위 복귀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양대 지침 폐기 등 정부의 노동정책을 주시하며 복귀 시점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문 위원장 임명 소식은 들었지만, 위원장 선정과 노사정위 복귀는 별개 사안”이라며 “노사정위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노사정위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사정위원회가 경영계, 노동계, 정부 세 주체 사이에서 중재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노동계 출신인 문 위원장 임명은 또 다른 논란거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은 고용과 노동정책이 노동계 편향적으로 흐를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경총은 이날 문 위원장 임명으로 노사정위의 중재 역할, 공정성에 금이 갔다며 날을 세웠다.
경총 관계자는 “노사의 의견 대립을 중재해야 할 위원장 자리를 노동계 측 인사로 채우면 노사정위가 아니라 ‘노노사’ 위원회가 되는 셈”이라며 “사회적 대화, 노사정 대타협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구도”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노사정위는 이번 인사로 노동계 편향적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참여정부 때도 위원장에 김금수 전 민주노총 지도위원, 조성준 한노총 출신이 위촉된 바 있다”며 “노사정위는 사회적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노동계 출신 위원장이 임명됐다고 해서 노동계 위주의 정책 등 노동계 쪽으로 기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성현 위원장은 민주노총 설립과 민주노동당 창당의 주역으로 대표적인 노동계 인사로 알려졌다.
경남 진주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동양기계 노조 사무국장을 지냈고 민주노동당 대표, 민주노총 전국금속연맹 위원장, 최저임금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두루 거쳤다. 올해 문재인 대선캠프에 참여, 노동정책을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