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카카오뱅크와 '플랫폼 비즈니스'

2017-08-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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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IT중소기업부장]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대대적인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제4차 산업혁명시대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케이뱅크보다 빠른 속도로 시장에 자리잡았다.

출범 1개월째인 27일 오전 7시를 기준으로 카카오뱅크는 307만건의 신규계좌 가입을 이끌어냈다. 이용자들이 카카오뱅크에 맡긴 예·적금(수신)은 1조9580억원이었고, 여신(대출 실행금액 기준)은 1조4090억원으로 집계됐다. 체크카드 발급 신청은 216만 건이었다. 1·2위인 NH농협과 KB국민은행은 약 700만명,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약 400만명 고객이 해당 은행 앱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 추세가 지속될 경우 카카오뱅크가 이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가 무서운 기세로 확장하자 자사 앱을 개편해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전환이 안되면 근본적으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검색 엔진을 기본 탑재해주는 대가로 구글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받기로 했다. 구글과 오라클의 재판과정에서 2014년에만 구글이 애플에 10억 달러를 줬다는 사실이 공개된 후 삼성 쪽에서도 구글에 광고비용을 요구해 성사됐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인정받은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사례는 애플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외부에서 아이폰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즉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했다. 까다로운 고객 수요마저도 만족시키는 다양한 앱이 개발되면서 거대한 플랫폼 생태계가 구축됐다. 아이폰은 하드웨어 자체 경쟁력보다 애플이 운영하는 플랫폼 생태계 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전통 제조업 대표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기업가치 680억 달러를 달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1908년 창업 이후 107년이다. 그러나 우버는 불과 5년 만에 달성했다. 또한 페이스북은 140년 역사의 세계적인 제조기업이자 혁신기업으로 정평이 난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시가총액을 추월했다. 2015년 11월,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3090억 달러로, GE의 2980억 달러를 넘어섰다. 2017년 페이스북은 시가총액 5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시가총액 세계 5위에 올라섰다. 이들은 자신만의 강점을 지닌 플랫폼을 기반으로 각자 영역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플랫폼 혁명이 빠른 속도로 전통적 산업을 밀어내고 세계 비즈니스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셈이다.

한국도 플랫폼 혁명의 중심에 서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검색과 콘텐츠 서비스를 넘어 금융과 쇼핑을 비롯해 O2O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직방, 야놀자와 여기 어때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아마존은 물론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도 한국을 세계 진출의 전략적 교두보로 삼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요체는 컬래버레이션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때 더욱 큰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은 해외 파트너와 손을 잡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유효한 전략이다. 신기술이 제품과 서비스에 장착되면서 새로운 기술 장벽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고려한 상생의 정책 거버넌스 구축과 같은 제도적인 인프라와 함께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있는 역할로 이용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새로운 질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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