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시리아의 화학무기 개발기관과 거래해 온 사실이 유엔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유엔의 독립 전문가 패널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기밀 보고서를 입수하여 확인한 결과 지난 6개월 동안 시리아의 화학무기 개발기관으로 향하는 북한의 화물이 두 차례 차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KOMID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장비나 재래식 무기를 거래하는 업체로 2009년부터 유엔 안보리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화물의 수신인은 1970년대부터 시리아의 화학무기 개발을 주도한 시리아 과학연구개발센터(SSRC)의 위장회사로 지목된 법인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고서는 북한의 화물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언제 어디에서 적발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밖에도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시리아 스커드 미사일 프로그램과 지대공 미사일 유지 및 보수를 위해 시리아와 협력한 의혹도 함께 조사 중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미국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불법 거래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북한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들을 인용하여 북한으로의 자금 전달책 역할을 한 중국 기업들을 겨냥한 금융제재 확대를 준비 중이라고 21일 보도했다.
지난 5월 워싱턴 연방검찰은 북한의 무기개발을 위한 재정 지원에 조력한 혐의를 받는 중국 기업들에 자금 동결을 명령하는 영장을 확보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연방검찰은 한발 더 나아가 동결된 자금을 영구 몰수하는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북한의 돈줄을 확실히 옥죄어 핵무기 개발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영장은 북한의 석탄을 구입한 혐의를 받는 단둥 지성 금속재료 유한회사와 관련 위장회사 4곳을 대상으로 하며, 미국 은행 8곳이 이들 자금 거래에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미국 검찰은 북한 접경지역인 단둥의 다른 기업들로 조사 대상을 추가 확대할 방침이다.
워싱턴 연방 검찰이 북한 불법거래 자금을 처리한 은행에 벌금을 부과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은행에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대북 압박을 두고 미중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중국 은행들을 미국 시장에서 퇴출하는 세컨더리 보이콧보다 외교적으로 매끄러운 해결책이라고 평가한다. 앞서도 미국은 이란 돈세탁에 관여한 은행들에 막대한 벌금을 물림으로써 이란으로 가는 돈을 묶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낼 적이 있었다.
미국 정부는 지난 몇 달간 북한의 무기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에 불법적으로 기여한 중국의 10개 기업에 대한 엄중 단속을 중국 정부에 요청했으나 중국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이들 기업이 향후 제재 조치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