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아프가니스탄 전쟁 대응 전략을 발표한다고 예고해 그 방향과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경질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대외적으로 '고립주의'에서 '간섭주의'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밤(한국시간 22일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알링턴 포트마이어 기지에서 TV 연설을 통해 새로운 아프가니스탄 전쟁 대응과 남아시아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언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지역에 대한 미국의 최신 관여 대책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새로운 아프간 전략에는 △ 약 4000명의 병력 추가 파병 △ 반군 탈레반과의 평화를 위한 탈레반 간부 보호 △ 파키스탄 등 이웃 나라의 협력 촉구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6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4000명에 달하는 추가 아프간 파병 권한을 부여했다. 매티스 국방장관은 아프간 전략이 완성될때까지 파병 결정을 유보해왔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탈레반 등 무장세력과의 싸우기 위해 나토 회원국에서 파견된 군대 약 1만 3000여 명이 체류하고 있다. 그 중 8400명이 미군이다. 현재 예상대로 4000여 명이 추가되면 주둔 비율이 더 높아진다. 이같은 조치는 아프간 주둔 병력을 점차 감축하겠다는 오바마 전임 행정부의 약속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오바마 지우기'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고수해오던 '미국 우선주의'의 반대 개념인 '간섭주의'로 전환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 보도를 통해 "배넌 경질 직후 나온 이번 조치는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거의 유일한 아프간 추가 파병 반대론자이자 해외 군사 작전에 대한 브레이크 역할을 했던 배넌의 부재가 대북 강경론을 이끌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도 "백악관에 따르면 아프간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대북 정책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며 "19일 북한이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전략에 따라 다시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발발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현재까지 약 16년간 진행되고 있어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으로 일컬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아프간 전쟁에서 완전히 승리하지 않았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19일 아프가니스탄 관련 전략을 보고 받은 뒤 20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16년째 이어져 온 아프간 전쟁과 관련해 모종의 해법을 마련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