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을 대표하는 공룡급 IT기업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가 중국 국유 통신업체 차이나유니콤의 혼합소유제 개혁에 동참한다는 뉴스에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이들 3사 등 14개 기업이 한화 13조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혼합소유제 개혁에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는 17일 국유기업 등 중국 A주 상장사와 지분투자, 파트너십 체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BAT의 행보를 정리해 보도했다. 각기 다른 방식과 속도로 BAT가 중국 A주의 '인터넷플러스(+)'를 앞장서 실현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세 기업의 접근 방식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다수 A주 상장사의 다량 지분을 계속 매입하고 있다. 지분 확보와 함께 협력을 전개해 다양한 산업과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는 것.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금융 핀테크를 선도하고 있는 항성(恒生)전자다. 마윈 회장이 99%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저장금융신용이 2014년 항성전자 지분 100%를 인수했다. 2015년 6월 마 회장이 저장금융신용 보유 지분을 금융 관계사 앤트파이낸셜(마이진푸)에 넘기면서 현재는 앤트파이낸셜의 자회사다. 항성전자는 중국 증권, 선물, 펀드 등 모든 금융분야 관련 프로그램 개발, 시스템 통합서비스 제공 기업이다.
대형 가전 할인마트에서 최근 O2O(온·오프라인통합)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쑤닝윈상에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고 11월에는 대형마트 체인업체 싼장쇼핑(三江购物) 지분 30%를 확보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외에 자회사를 통한 투자로 화수(華數)미디어의 지분 20%, 광셴(光線)미디어 지분 8.78%를 사들였다.
이렇게 최근까지 중국 알리바바가 주주로 자리잡은 A주 상장사가 10여 곳에 이른다. 직접 지분투자 외에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하기 전에 미리 투자자에게 자금을 유치하는 '프리 IPO (pre-IPO)' 투자도 나섰다. 지난해 우회상장한 위안퉁(圓通)택배의 경우 상장 당시 알리바바가 이미 12%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였다.
◇ 텐센트 "소극적이지만 끈기있게"
알리바바와 비교할 때 텐센트의 지분투자는 다소 소극적이라고 상해증권보는 분석했다.
지금까지 텐센트가 지분을 매입한 A주 상장사는 화이브라더스, 순왕(順王)테크 등 5곳 정도에 불과하다. 지분 보유량도 전부 한 자릿수다. 하지만 지분 보유량을 축소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텐센트는 지난 2011년 11월 PC방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 전문기업인 순왕하이테크의 지분 526만 주를 1억3000만 위안에 매입해 4대 주주가 됐다. 이후 6년이 지난 지금 지분 보유량은 여전히 3.81%로 똑같지만 2대 주주로 올라서며 영향력은 확대됐다.
◇ 바이두 "지분보다는 파트너십...생태계 확장"
중국 최대 검색포털에서 인공지능(AI)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바이두는 중소형 기업의 지분을 매입, 영향력을 확대하기 보다는 거물급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바이두가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오픈 플랫폼인 '아폴로(Apollo)'를 통해 얻은 파트너만 50곳이 넘는다.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제조사인 ZTE(중싱), 창청 등 13곳의 중국 자동차제조업체와 2곳의 글로벌 자동차제조업체, 각종 부품업체, 지도업체,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스타트업과 연구기관 등이 포함됐다.
다수의 A주 상장사도 파트너로 확보했다. 2016년부터 최근까지 바이두의 A주 상장사와의 파트너십 체결 건 수는 수 십건에 육박하고 모두 각 분야를 대표하는 대기업이었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태평양보험의 자회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인터넷 보험회사를 설립했다. 7월에는 중국 대표 게임업체 완메이스제(完美世界)와 온라인 소설 등 문학 분야 협력을 약속했다. 11월에는 바이두와 남방항공이 '스마트+교통' 등에서 협력을 약속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