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곤 기자]
특히 NAFTA 재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보여주는 보호무역주의 태도와 재협상 결과가 한·미 FTA 개정 협상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관심이 쏠린다.
16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16일(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NAFTA 재협상을 개시한다.
NAFTA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에 무역의 장애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자유무역협정을 말한다.
NAFTA 재협상은 올해 말까지 7차례에 걸쳐 열릴 예정으로, 이번 첫 회동에서는 의제를 정하고 협상 그룹 수와 합의문 작성 방식 등 재협상의 틀을 논의한다. 가장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낙농과 자동차 조립, 제약 부문 협상은 10월부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NAFTA 재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내세워 온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은 NAFTA가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간 원흉이자 재앙이라고 맹비난해 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교역국과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멕시코와 캐나다 시장접근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특히 멕시코와의 무역수지가 NAFTA 체결 전인 1994년에는 13억 달러 흑자를 보았으나, 체결 후인 2016년에는 640억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이번 NAFTA 재협상을 통해 완강한 보호무역주의를 이어간다면 한·미 FTA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는 NAFTA의 쟁점이 한·미 FTA 재협상에서도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6월 미 USTR이 개최한 'NAFTA 현대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USTR은 NAFTA 재협상을 위해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농업·철강·제조업·섬유·지재권 등의 분야에 관심을 보였으며, 이들 분야별 이슈는 한·미 FTA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공청회에서 한·미 FTA에 대한 미국 내 시각은 산업별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철강·제조업 분야는 미국 정부의 주장처럼 한·미 FTA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재권·서비스 분야는 오히려 한·미 FTA가 잘 만들어진 무역협정이라고 다른 의견을 냈다.
다행인 점은 최근 미국 산업계에서 한·미 FTA 재협상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미 FTA 개정에 대한 한국 정부와 재계 생각을 듣고자 한국을 방한 중인 태미 오버비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은 한·미 FTA 재협상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버비 부회장은 "미국 재계는 한·미 FTA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양국 정부가 알아야 한다"며 "미국 기업들은 재협상(renegotiation)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FTA를 상호 존중하는 방식으로 업데이트하고 현대화할 방안이 있으면 지지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미 제대로 작동하는 FTA를 망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