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가 꺾이면서 정부의 3%대 성장률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8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월 취업자는 30만1000명으로, 전달(37만5000명)과 비교해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3월(46만6000명) 이후 3개월 연속 축소되고 있다.
광공업생산 역시 전월 대비 0.2% 감소하면서 4월(-1%) 이후 3개월째 마이너스 늪에 빠졌다. 분기 기준으로 1분기 1.3% 증가했지만, 2분기 들어 감소세(-0.4%)로 돌아섰다.
이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 하락과 무관치 않다. 2분기 평균가동률은 71.6%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1분기(66.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투자는 2.4%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의복 같은 준내구재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가 늘어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매달 증가와 감소를 오가며 불안한 모습이다. 소매판매는 올해 2월 3.2% 증가했지만, 3월 0.3% 감소했다. 다시 4월 0.7% 증가세로 전환됐다가 5월 1.1% 감소했고, 6월 1.1% 반등했다.
소비자물가는 7월 2.2% 증가했고, 생활물가지수는 3.1% 올라 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민들의 물가부담이 늘어나면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백화점 매출액은 7월 0.1% 늘어나는 데 그쳤고, 할인점도 1% 증가해 6월(1.6%)에 비해 증가폭이 둔화됐다.
생산‧고용의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민간소비마저 늘어날 여지가 많지 않아 경기회복세가 꺾였다는 의미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8월 경제동향에서 건설투자‧민간소비가 둔화되면서 지난해 4분기 이후 이어지던 경기 개선 추세가 꺾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환욱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회복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견고하지 않다는 것이 정부와 한국은행, KDI의 공통된 경제 인식”이라고 했다.
정부는 경기 회복세와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의 효과에 힘입어 3년 만에 우리 경제가 3%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경기회복을 이끌 요인이 눈에 띄지 않아 목표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성장을 지지해 오던 부동산시장에 강한 규제를 적용한 8‧2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점도 향후 경기흐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추경 편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3% 실현가능성은 낮다”며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좋은 성장’을 위해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물가를 안정시켜 내수를 탄탄히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