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꽂힌 상장사… 부동산 매입 73% 껑충

2017-08-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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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법인이 부동산을 사들인 횟수가 올해 들어 73% 가까이 늘어났다. 사옥이나 공장부지 확보뿐 아니라 본업과 무관하게 임대사업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부동산 등 유형자산양수결정 공시 건수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총 38건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2건에 비해 72.73%(16건) 늘었다.

가장 최근 부동산 매입을 공시한 상장사는 코스닥에 속한 한국컴퓨터다. 지난 4일 서울시 안국역 앞 토지와 건물을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건물 매입 목적은 부동산 임대다. 매입액은 189억원으로 자산총액의 16.19%에 달하는 규모다.

NHN한국사이버결제는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서울시창업지원센터 건물을 서울시로부터 300억원에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매입 이유는 사옥확보와 투자 임대수익 창출로 밝혔다.

우원개발도 지난 5월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건물과 토지 등을 399억원에 사들였다. 사옥 확보는 물론 임대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목적에 포함됐다.

코스피 상장사인 덴티움은 제주도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을 제주지방법원으로부터 경매로 매입했다. 매입액은 190억원이다. 회사 측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글로벌 비지니스센터 및 마케팅, 교육 전문센터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해외시장 개척 확대를 통해 매출 신장과 제품 홍보, 기업 이미지 제고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런 행보를 두고 불확실성이 큰 신규사업 대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쫓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여기에 맞춘 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빌딩매매 전문기업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 신규로 설정된 부동산 펀드의 설정액 규모는 3조5405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분기 설정액(3조3347억원) 대비 6.17%(2058억원) 증가한 수치다.

일부 상장사들이 건물이나 토지에 대한 자산 재평가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도 부동산 투자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예를 들어 도이치모터스는 올해 초 경기 수원에 있는 부지 등 부동산 8곳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실시해 905억원가량의 재평가 차액을 거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위해 부동산 매입을 늘리고 있다"며 "하지만 매입 자금을 무리한 대출로 조달했다면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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