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이야기] 금호타이어 '꿀꺽' 할까, 100년 국유기업 더블스타

2017-08-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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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제조에서 시작한 95년 역사 국유기업, 타이어로 '제2의 창업'

금호타이어 인수로 중국 업계 1위 노려, '스마트 공장' 등 경쟁력

[그래픽= 아주경제 임이슬기자 90606a@]


먹성 좋은 차이나머니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이 잇따르고 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커졌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금호타이어의 중국 기업으로의 매각을 두고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결론이 날 듯 나지 않자 중국 측 인수기업에 대한 시장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금호타이어를 꿀꺽 삼켜 중국은 물론 세계 타이어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굳히겠다는 야심만만한 기업은 바로 칭다오솽싱(雙星·더블스타)이다.
더블스타는 1921년에 설립된 95년 역사의 국유기업이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워지기 전에 등장해 중국 대표 민족기업으로 불리는 선전증권거래소 상장사다.

중국 대표 신발제조업체로 시작해 2000년 초반부터 타이어 시장에 눈독을 들였다. 2002년과 2005년에 중국 화칭(華靑)·둥펑(東風)타이어를 인수해 시장 기반을 확보하고 2014년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타이어 생산을 핵심사업으로 삼았다. 더블스타는 현재 중국 내 11위, 세계 34위의 타이어 생산업체다.

더블스타는 중국 이치(一汽) 등 유명 자동차제조업체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제품을 유럽과 미국,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동 등 140여 곳이 넘는 국가 및 지역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 타이어업체 중에서는 시장 진출 범위가 가장 광범위해 해외 판매망이 강점으로 꼽힌다. 

‘세계적 브랜드로 도약’을 목표로 내걸고 ‘제일(第一)·발전·개방’의 방침을 바탕으로 시장과 기술력을 확보, 첨단화에 힘을 쏟는 등 변화를 모색 중이다.

지난 몇 년간 매출 하락곡선을 이어갔던 더블스타는 최근 지난해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2016년 영업수익은 49억2800만 위안(약 8254억원)으로 전년 대비 64.6% 급증했다. 주주귀속 순익은 약 9534만 위안으로 55.62%가 늘며 업계 부진 속에서도 3년 연속 순익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상황에서 금호타이어 인수는 타이어 업계에서의 큰 도약을 위해 더블스타가 내놓은 야심찬 한 수로 평가된다. 인수가 성사되면 중국 1위, 세계 10위 타이어업체로 도약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게 중국 언론의 분석이다. 올 1분기 매출 증가율이 1% 대로 둔화되는 등 회복세가 다소 꺾인 것도 M&A 시도를 부추겼다. 

더블스타는 혁신을 통한 활로 모색에도 분주하다. 지난해 실적 급등의 배경으로 성장모델 전환, ‘인더스트리 4.0’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사물의 인터넷(IoT) 전략 추진 등이 언급되기도 했다. ‘땀 흘려 노력하는’ 노동력 중심 모델에서 스마트 생산 모델로의 전환에 속도가 올리고 있는 것이다. 

더블스타는 이미 세계 최초의 상용차 타이어 스마트 생산공장을 가동했고 세계 일류 수준의 승용차 타이어 스마트 공장도 조성했다. 최첨단 정보통신·디지털제어 기술과 세계 일류 수준의 모듈장비, 11종의 200여대 로봇 등이 활용됐다. 공장 설비의 80% 이상이 더블스타가 자체설계·개발한 것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더블스타 스마트 공장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 “3년 만에 30년을 뛰어 넘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라고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은 전했다.

스마트 공장이 가동된 후 근로자 노동 강도가 60% 이상 줄고 제품 불량률도 80% 이상 급감했다. 노동 생산성은 과거의 3배 이상으로 올라갔다.  

중국 당국도 더블스타의 변화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공업신식화부(산업정보화부 격)가 선정하는 ‘친환경 타이어 스마트 시범제조 기업', ‘제조업 브랜드 육성 시범 기업’, ‘기술혁신 시범 기업’, ‘질적 성장 모범기업’ 등에 선정됐다. 

한국 금호타이어 매각 반대 여론이 거센 배경에는 이번 인수가 금호타이어에는 득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다. 업계 후발업체인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발판 삼아 도약할 수 있지만 금호타이어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 유출로 국내 타이어 산업에 타격도 줄 수 있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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