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융기관, '英에서 獨으로' 유럽 거점 대이동

2017-08-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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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융기관이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를 앞두고 유럽 거점 이동에 나선다. 영국 런던에 채권매매 등 시장부문의 중심 기능은 그대로 두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핵심 거점을 옮긴다는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금융기관이 유럽의 핵심 거점을 영국 런던에서 유럽 대륙에 위치한 독일, 네덜란드로 이전한다고 4일 보도했다. 
 

 


미쓰비시UFJ 파이낸셜그룹(MUFG)은 자회사인 미쓰비시UFJ 증권 홀딩스의 현지 법인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설치하기 위한 막바지 조율 작업에 들어갔다. 이달 안으로 조율을 끝낸 뒤 런던 업무를 일부 이전해 런던과 암스테르담에서 양극 체제를 구축한다.

이미 암스테르담에는 미쓰비시도쿄UFJ 은행이 거점을 갖추고 있어 증권도 이곳을 거점 삼아 은행과 증권의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EU는 가맹국에서 금융업 면허를 취득하면 역내 다른 국가에서도 영업할 수 있는 ‘단일 패스포트’ 제도가 있지만, 영국이 EU로부터 이탈할 경우 영국에서 취득한 금융업 면허가 ‘단일 패스포트' 제도의 적용 대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금융기관들은 영국 런던 거점 이외에도 유럽 대륙 안에 추가적인 핵심거점 구축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핵심거점 구축 지역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이 독일 프랑크푸르트다.

노무라 홀딩스는 지난 6월이곳에서 증권업 허가를 신청했다. 노무라 홀딩스는 이미 런던에 2000명이 넘는 종업원이 있지만, 이 중 수십 명을 프랑크푸르트로 이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채권 트레이딩은 런던이 중심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큰 변화가 없을 예정이지만, 영국 이외의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한 영업은 프랑크푸르트를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이와 증권 그룹도 올해 안에 프랑크푸르트로 유럽 현지 법인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또 미쓰이스미토모 파이낸셜그룹 산하 미쓰이스미토모 은행과 SMBC닛코 증권도 2019년 3월까지 프랑크푸르트에 현지 법인을 개설하기로 했다. ‘단일 패스포트’ 면허도 독일에서 새롭게 발급 받는다.

미즈호 파이낸셜그룹도 미즈호 증권의 현지법인 설립 준비에 들어갔다. 구체적인 체제는 향후 결정될 예정이지만, 증권 등의 인수 트레이딩 업무 중 일부를 런던에서 이전시킨다는 계획이다. SOMPO 홀딩스는 런던의 유럽 현지 법인 이전 후보지로 룩셈부르크를 검토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금융기관이 영국에서 독일, 네덜란드로 유럽 거점을 이전할 준비에 돌입하면서도 향후 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신중하게 지켜본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영국이 EU 단일시장과의 접속 자체를 할 수 없게 되는 하드브렉시트(강경이탈)가 일어날 경우, 런던에 남겨둔 거점도 독일과 네덜란드로 대거 이전시켜야 할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 금융기관의 해외 거래는 수익규모가 큰 미국과 성장 기대치가 큰 아시아 지역이 중심이다. 브렉시트로 유럽 시장이 혼돈에 빠질 경우, 일본 금융기관의 유럽 비즈니스는 더욱 축소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내다봤다.

한편, 미국과 유럽 금융기관들도 영국에서 발급 받은 '단일 패스포트'가 향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에 대비해 업무 이전 준비를 진행 중이다.

영국의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Y)에 따르면, 영국에 거점을 둔 해외 금융기관 중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거점을 옮기는 곳은 19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프랑크푸르크가 18곳, 룩셈부르크 11곳으로 조사됐다.
 

영국 HSBC 홀딩스는 1000명의 인력을 프랑스 파리로 이전시키고, 스위스 UBS도 1000명 규모의 인력을 프랑크푸르트와 스페인 마드리드로 옮긴다. 미국 JP모건체이스는 수백 명 규모를 더블린과 프랑크푸루트, 룩셈부르크로 이동시킨다.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관련 협상 기간은 2019년 3월까지다. 유로 금융권에서 새롭게 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금융업 면허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보이며, 거점 이전에 따른 신규 채용 등 각 금융기관의 거점 이전 작업은 완료까지 약 1년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하지만 유럽 금융 감독당국이 최종적으로 업무 이전을 어디까지 요구하는 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런던에 남겨둔 간접 부문을 포함한 모든 부문의 이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으며,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는 고용 확보를 중시하기 때문에 런던에 대한 업무 위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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