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성장, 3대 변수] 환율 1100원 위협… 수출기업 '흔들흔들'

2017-08-0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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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이끄는 수출…7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

심리적 지지선 1100원 위협하는 원달러 환율…수출 기업 타격 우려

하반기에도 원화 강세 전망…변수 추이 주목해야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상향 조정한 이면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성적을 이어가는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

지난해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경제성장률을 깎아 먹는 존재로 전락한 수출이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자 자신 있게 3년 만에 3% 탈환을 예측한 것이다.

한국경제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비중이 40% 이상에 달하는 만큼, 수출이 전체 경기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수출이 회복되면 경제도 살아난다는 의미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수출이 흔들린다면 경제성장률 3% 탈환은 단순히 목표에 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 수출은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이 맞물리며 2015∼2016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덩달아 우리 경제는 저성장에 시달렸다.

문제는 현재 수출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최근 보이는 환율하락(원화강세)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1200원을 웃돌던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 붕괴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추락했다.

하반기 역시 원화 강세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0원 마저 붕괴된다면 수출 기업은 '환율 쇼크'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 한국경제 이끄는 수출…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

한국 수출은 거침없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통관 기준 수출액은 488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 늘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 연속 증가했다. 2011년 12월 이후 67개월 만이다.

특히 증가세도 가팔랐다. 올해 들어서만 매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는 2011년 9월 이후 70개월 만이다.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정부와 국책·민간 경제연구소 국제금융기구, 해외 투자은행까지 한목소리로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상태다. 이들이 경제성장률을 올려 잡은 요인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수출 회복이다.

◆ 심리적 지지선 1100원 위협하는 원달러 환율…수출 기업 타격 우려

수출 회복에 경제성장률 3% 달성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환율이라는 암초는 우려스러운 점이다.

지난해 9월 7일 1090.0원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은 이후 줄곧 상승세를 보여 지난해 12월 28일 1210.5원까지 상승했다. 원화 약세가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환율은 롤러코스터를 타며 대세 하락을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원 오른 1,12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100원 가까이 추락한 것이다.

환율 하락은 수출에 분명 악재다. 환율이 달러당 1200원일 때 수출하던 국내 기업은 1달러어치 물건을 팔면 1200원을 받지만 환율이 달러당 1100원으로 내려가면 1달러를 팔아도 1100원을 손에 쥐게 돼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상승하면 한국 제조업 내 상장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0.05%포인트 상승하고 고용에도 플러스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환율이 내려가면 반대가 된다.

실제 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의 타격으로 이어졌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1~6월 매출액 8조16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7조6016억원에 비해 7.4%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33억원에 머물러 전년 동기(3887억원) 대비 4.0% 감소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수출사업이 주력이다보니 환율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영업이익 감소는 환차손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 하반기에도 원화 강세 전망…변수 추이 주목해야

최근 한국거래소와 한국무역보험공사는 '2017년 하반기 환율전망'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는 각기 열렸지만 양쪽 모두 원화 강세를 전망했다.

한국거래소 세미나에서 초빙한 NH선물에서는 하반기 원달러 환율 예상범위를 1060~1150원으로 내다봤다. 3분기에도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환율이 연저점을 갱신한 뒤, 연말에는 소폭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무역보험공사 하반기 환율전망 세미나에서 JP모건은 미국 금리 인상, 프렉시트 등 여러 이슈가 해소되면서 1110~1150원 사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JP모건은 올해 3분기 평균환율을 달러당 1120원, 그리고 4분기 평균환율을 1130원으로 잡았다.

하반기 환율 향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론이 부상하면서 미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외환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역시 최근 발표한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올해 상반기 평균 1142원에서 하반기 1135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LG경제연구원은 미국의 통화긴축을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꼽았지만, 국내경기 회복과 기업실적 개선 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학계 관계자는 "환율은 대외 변수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적지 않지만 하반기 원화의 추가 강세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라며 "환율 변수 추이를 주목해 과도한 쏠림이 발생 시 발빠른 시장안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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