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중국 경제가 6.9% 성장률을 기록하며 예상치를 웃도는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지역별로 경제성장률은 '천차만별'이다.
중국 31개 성(省)급 지역의 상반기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1분기보다 1% 이상 둔화된 곳이 하이난(海南)성, 톈진(天津), 간쑤(甘肅)성, 3곳이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베이징 수도권 지역에 위치한 톈진시의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둔화한 것은 부동산 시장 경기 둔화와 환경보호 규제 강화 영향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톈진시 부동산 판매면적이 20% 이상 급감했다. 또 올 들어 톈진시에서 모두 1만5000여개 오염 기업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간쑤성과 하이난성의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가 직접 해명했다. 충량(叢亮)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사장(司長국장급)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두 지역은 지금 경제성장보다 환경 생태보호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촤한텅 싱가포르 소재 BMI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간쑤성의 경기둔화 이유를 반 부패 운동과 연관지으며 수 많은 현지 지방관료들이 부패 혐의 조사를 받으면서 많은 사업들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들어서만
왕싼윈(王三運) 전 간쑤성 당서기, 위하이옌(虞海燕) 간쑤성 부성장이 잇달아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이밖에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성의 경기둔화는 현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중국 석탄대성(大省) 산시(山西)성과 철강대성 허베이(河北)성의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1분기보다 각각 0.7% 포인트, 0.3% 포인트 웃도는 6.8%를 각각 기록했다. 비록 중국 평균 경제성장률은 밑돌지만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현지 경제일간지 21세기경제보는 이는 중국이 석탄·철강 등 분야에서 공급측 개혁을 추진한데 따른 효과라고 해석했다.
한편 올 상반기 전체 경제성장률 순위로 보면 시짱(西藏)자치구가 10.8%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충칭(重慶) 10.5%, 구이저우(貴州)성 10.4%, 윈난(云南)성 9.5%, 장시(江西)성 9.0%, 닝샤(寧夏)치구 8.6% 등이 잇는등 서부 내륙 지역들이 가파른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최근 이 지역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올 상반기 구이저우성·시짱자치구 등지의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20% 이상에 달했다.
반면 꼴찌는 동북3성의 '맏형'인 랴오닝(遼寧)성으로 경제성장률이 2.1%에 그쳤다. 이는 1분기 2.4%에서 0.3% 포인트 더 둔화한 것이다. 나머지 헤이룽장성과 지린성도 각각 6.3%, 6.5%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중국 평균 수준을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