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즈쥔(王志軍)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1국장이 27일 국무원 신문판공실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회색 코뿔소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면서도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일컫는 말로, 발생 확률은 극히 낮지만 나타나면 큰 충격을 주는 블랙 스완과 비교되는 경제용어다.
이는 중국 정부관료가 처음으로 중국경제의 '회색 코뿔소'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중국청년보는 28일 보도했다. 중앙재경영도소조는 중국 공산당 산하 최고 경제정책 결정기구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조장을 맡고 있다.
왕 국장이 이날 언급한 ▲그림자은행 ▲부동산 거품 ▲국유기업의 고 레버리지 ▲지방정부 부채 ▲불법 대출·자금조달, 다섯 마리 회색 코뿔소 모두 중국 지도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외치며 통제에 주력해온 문제들이다.
양웨이민(楊偉民)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도 이날 "중국경제가 상반기 안정적인 성장흐름을 유지함과 동시에 수년간 급격히 급등한 레버리지도 어느 정도 억제됐다"며 "하반기에도 레버리지 해소와 안정적 성장, 둘중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금융 리스크 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유명 경제학자인 마광위안(馬光遠)은 28일 "중국 관료가 공개석상에서 회색 코뿔소를 언급한 것은 절대 그냥 내뱉은 말이 아니며, 지도층이 얼마나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섯 마리 회색 코뿔소는 오늘날 중국 지도부가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앞으로 이와 관련한 예방 조치가 나올것"으로 예상했다.
회색 코뿔소는 지난 14~15일 열린 제5차 금융공작회의에서 중국 지도부가 금융리스크 통제 강화 의지를 내비친 이후 중국 국내외에서 부쩍 자주 거론돼왔다.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해 국내외 외신에서 잇달아 중국이 회색 코뿔소를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인민일보는 17일자 1면에 '효율적으로 금융리스크를 예방해야 한다'는 제목의 평론을 게재해 중국경제에서 블랙스완도 조심해야 하지만 회색 코뿔소들도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경제의 회색코뿔소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중국경제의 회색코뿔소가 무엇인지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24일 "중국 정부가 '회색 코뿔소'들의 위험한 질주에 급제동을 걸고 있다"며 "중국 경제중국 국영은행들이 제공하는 값싼 대출을 이용해 해외 기업이나 부동산을 거침없이 인수해온 다롄완다, 안방그룹, 하이난항공그룹, 푸싱인터내셔널 그룹이 바로 그들"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중국경제를 덮치는 세 마리 회색 코뿔소로 막대한 부채, 자본유출 심화, 관리감독 미흡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