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전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1시께 대전 동구의 한 다세대주택 1층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이 파악한 방화범은 주인이 키우던 고양이였다. 집에 홀로 있던 고양이가 인덕션 전원을 누르면서 그 위에 있던 비닐 봉투에 불이 붙어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조사반은 당시 집안에 사람이 없었고 다른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은 가운데 봉투가 불에 심하게 그을렸다는 점에서 이같이 추정했다.
앞서 이날 오전 경기도 동두천시 송내동의 원룸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화재가 일어났다. 이 사고 역시 큰 재산 피해를 낳진 않았지만 반려동물인 고양이가 방화범으로 지목됐다. 소방당국은 고양이가 터치 형식의 전기레인지를 발로 밟아 작동시킨 탓에 주변에 있던 가위 손잡이 부분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올해 2월 경기 수원시, 작년 5월엔 대전 유성구의 한 오피스텔에서도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화재원인 조사 결과 전열기나 관련 제품에는 문제가 없었다. 홀로 남겨둔 반려동물의 사소한 행동이 화재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전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울 경우 혹시 모를 화재에 대비해 전기레인지 주변에 불이 붙을 만한 물품을 놓지 말아야 한다"며 "외출 시엔 콘센트를 뽑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