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쑥쑥 오르는데…퇴직연금 수익률은 1%대

2017-07-17 19:00
  • 글자크기 설정

원금보장에 집착…안전투자 선호

전문가들 "기금형 제도도입 시급"

[아주경제 ]

안선영 기자 = 올 들어 코스피가 2026.46(1월2일 종가)에서 2425.10(17일 종가)으로 20% 가까이 올랐지만,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작년과 별반 차이가 없다. 1분기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1%포인트 정도 오른 수준이라 퇴직연금 가입자를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7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올 2분기 확정급여형(DB) 평균 수익률은 1.45%에 머물렀다. KB국민은행은 1.35%, 우리은행은 1.36%, KEB하나은행은 1.34%로 4대 시중은행의 수익률은 비슷하다.

확정기여형(DC)의 수익률이 다소 높긴 했지만 신한은행이 2.06%, 국민은행 1.93%, 우리은행 2.02%, 하나은행 1.92%로 주식 수익률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상황이 이렇자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에 대한 지적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 퇴직연금이 도입된 지 13년이 지나며 적립액은 150조원, 가입 근로자는 600만명에 이르지만 근로자의 노후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호주나 미국 등 퇴직연금 선진국의 수익률이 10%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퇴직연금은 자금운용 주체가 기업이냐, 개인이냐에 따라 DB형과 DC형으로 나뉜다. 하지만 이들 모두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회사와 개인 모두 안전한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DB형의 경우, 마이너스 수익률이 발생하면 기업 내 특정부서나 직원에게 책임이 돌아간다. 퇴직연금 자산을 관리하는 직원 대부분이 자산운용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원금 보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DC형 가입자 역시 '노후 종잣돈'을 지키고 싶다는 심리가 작용해 원리금 보장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결국, 퇴직연금의 자산 대부분이 원금보장이 되는 정기예금이기 때문에 이자를 일정하게 받는 만큼 주식과는 큰 관련이 없는 것이다. 원금 손실이 높은 주식형이어야 최근 주가가 반영된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이는 은행 적립금의 10%안팎에 불과하다. 퇴직연금이 아니라 '퇴직예금'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기업이 사외에 독립된 퇴직연금 신탁기관을 설립한 뒤 기관 내 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운영위원회를 통해 운영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높고 근로자의 의견도 반영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 황영기 회장은 "예금 등 원리금보장 상품에 자산의 90%를 넣어놓고 수익률이 높아지길 바라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런 구조를 바꾸는 핵심이 기금형 퇴직연금의 도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금형으로 돈이 모이면 해외 및 대체 장기 투자를 통해 국내 연기금들처럼 연 4~6%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