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해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는 KB손해보험, KB캐피탈 공개매수를 통해 연결회사 지분율을 확대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 부문을 강화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은 은행 수익이 80%에 달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컸지만 M&A로 이를 완화했다. 실제로 KB금융은 대규모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1분기 비은행부문의 이익비중이 39%로 집계됐다. 비은행부문의 기여도는 2014년 29%, 2015년 34%, 2016년 34%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KB금융이 체질개선에 성공하면서 신한금융에 9년간 내준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찾는데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KB금융의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신한지주보다 높게 책정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신한금융도 비은행 계열사에 집중한다. 현재 업계 선두인 신한카드를 제외하고 신한생명(6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5위), 신한금융투자(6위) 등 비은행 계열사들은 모두 업계 중위권 수준이다.
이는 계열사 간 이익 비중을 보면 극명하게 나타난다. 신한지주에서 은행의 순이익 기여도는 52%에 달한다. 비은행부문 중에서는 카드가 3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금융투자와 생명보험은 각각 4%, 3%에 불과하다.
현재 카드 업종이 수수료 인하 정책 등으로 전반적인 성장침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다른 계열사의 수익을 높이지 않으면 실적 딜레마에 빠질 우려가 높아진다.
이에 신한금융은 전 계열사의 IB사업 통합 등 전사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신한금융투자를 중심으로 비은행 수익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계열사별로 따로 움직이는 조직·사업전략을 묶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기업투자금융과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은행 의존율이 90%에 달하는 하나금융도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비중을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보다 통합멤버십인 '하나멤버스'를 글로벌 네트워크로 키워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적 행보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하나멤버스 1Q카드'를 주력으로 내세운 하나카드는 올 1분기에만 5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지난해(756억원) 전체 수익의 66% 수준을 보였다. 자신감을 얻은 하나금융은 하나멤버스를 통한 글로벌 멤버십 구축에 힘을 쏟고 해외 주요 국가들과 제휴 연계한 포인트 교환 등을 통해 글로벌 멤버십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농협금융은 현재 은행과 비은행 수익 비중이 6:4 정도로 안정적인 편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약체 평가를 받고 있는 카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울 전망이다.
농협금융은 농협은행에 속해있던 농협카드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상품이나 예산, 조직 등을 자율적으로 짤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할 계획을 지난 10일 밝혔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업계 3위로 성장시키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