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 이전"...협약식 무산되며 난항

2017-07-1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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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22년까지 공장 이전 및 철거에 잠정 합의..."서울숲과 이어지는 문화공간 만들 것"

10일 이전 협약식 자리에 삼표산업 불참 밝혀...보상 문제 남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 전경.[사진=서울시 제공]


오진주 기자 = 20년 동안 이전 논의와 무산을 반복해 온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이 2022년까지 자리를 옮기고 공장 부지는 인근 서울숲과 이어지는 공원으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2만7828㎡ 규모의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을 2022년 7월까지 철거·이전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향후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를 인근 승마장·유수지 등과 연계해 통합적인 문화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 이전 문제는 20년 전부터 꾸준히 논의됐다. 1998년에는 서울 신청사 이전 부지로 검토됐고, 2004년에는 서울숲에 포함시켜 공원으로 조성하려다 무산됐다. 2010년에는 현대자동차에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을 추진하다가 무산됐다.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는 1977년 운영을 시작한 이후 40여년 동안 가동되며 서울의 산업화를 이끌어왔지만, 서울시내에 위치한 몇 안 되는 레미콘 공장으로 소음과 먼지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5년 10월 공장 이전 문제를 임기 내 결론내겠다고 약속했고, 올해 1월에는 성동구 신년 인사회에서 이전을 약속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 위치도.[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하지만 현대제철과 삼표산업 사이 보상 문제를 두고 이견이 드러나고 있어 완전한 이전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구·현대제철·삼표산업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0일 서울시 신청사에서 ‘삼표산업 성수공장 이전 협약식’을 열기로 했지만 이날 오전 9시 현대제철이 삼표산업의 불참 의견을 전해오면서 협약식이 취소됐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표산업은 현대제철에 부지 이전에 따른 보상 문제 논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동1가 683번지 일대에 위치한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는 현대제철이 소유한 2만2924㎡와 국공유지 4904㎡로 구성돼 있다. 국공유지는 대부분 도로에 접한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삼표산업은 현대제철 부지를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는 1972년 강원산업이 이 일대를 매립해 부지를 취득했으며 1978년 삼표 레미콘 공장을 건립했다. 2000년 강원산업과 인천제철(현 현대제철) 인수합병 뒤 2006년 현대제철로 상호가 변경되면서 땅 주인은 현대제철이 됐다.

그 동안 삼표산업은 서울시내에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서울의 주요 공사 현장에 빠르게 레미콘을 공급해 왔다. 레미콘은 생산된 뒤 두 시간 내에 타설을 마쳐야하기 때문에 서울에 있는 건설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기 수월한 대체부지를 찾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표의 또 다른 레미콘 공장이 위치한 풍납동 부지는 공장 이전에 대해 국토부를 상대로 ‘사업인정고시 취소 소송’을 벌이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에서는 성수·풍납동 삼표 공장을 비롯해 강남구 천마 콘크리트, 송파구 신일씨엠 등이 레미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앞으로 협약이 체결되면 삼표산업은 2022년까지 공장 이전을 위한 부지를 찾아야 한다. 시에 따르면 의정부·구리·하남·과천·시흥·양주 등 서울시 인근 지역이 대체 부지로 검토됐지만 확정에 이르지는 못했다.

한편 삼표 레미콘 공장이 위치한 성수동은 '성수전략정비구역'이라는 호재를 업고 새로운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악재로 꼽혔던 공장이 이전하면 더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한강 르네상스' 계획에 따라 최고 50층까지 개발할 수 있게 허용되면서 '서울숲 트리마제(최고 47층)'와 '서울숲 갤러리아포레(최고 45층)' 등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강과 서울숲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로열층에는 2억원에 가까운 웃돈이 붙기도 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트리마제 전용면적 216㎡ 46층은 50억원 후반대에 매물이 나왔고, 갤러리아포레 전용면적 241㎡ 42층은 지난달 52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 위성 사진 위치도.[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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