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인선 기자 =중국 '해운공룡' 코스코(COSCO·중국원양해운집단)가 세계 7대 해운사인 홍콩 오리엔트오버시즈(OOCL)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코스코는 덴마크 머스크라인, 스위스 MSC에 이은 세계 3대 선사로 덩치를 키우게 됐다.
최근 세계 해운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위기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 확대를 위해 뭉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코스코를 비롯한 대형 선사들이 더욱더 공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서는 가운데 중급 해운사들도 M&A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해운사들과의 시장 점유율 차이가 너무 크게 벌어질 경우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코스코가 OOCL의 지분 90.1%를, 상하이국제항무집단(SIPG)이 지분 9.9%를 보유한다. 다만 이번 M&A가 성사되기까지는 아직 중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미국 당국의 반독점 심사가 남아 있다.
OOCL 인수가 성사되면 코스코는 400척 이상의 선박, 290만 TEU(20피트 표준 컨테이너 1대)의 운송력을 보유해 프랑스 CMA CGM을 제치고 머스크, MSC에 이은 세계 3위 해운사로 우뚝 서게 된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코스코와 OOCL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8.4%, 3.2%로 세계 4, 7위다. 둘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11.6%로, 3위인 CMS CGM(11.2%)을 제치게 된다. 세계 1, 2위 해운사인 머스크라인과 MSC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6.2%, 14.7%다.
한닝 드루리 해운컨설턴트 중국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합병 후 OOCL이 보유한 극동 지역~미주·호주 항로의 경쟁력을 코스코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합병 후에도 OOCL의 홍콩증시 상장사 지위는 물론 홍콩 본사와 경영도 기존과 그대로 유지된다. 코스코는 양사 간 글로벌 네트워크 우위를 적극 활용해 홍콩의 경제 번영과 국제해운중심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코스코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추진하는 신 실크로드 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적극 활용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 경제일간지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코스코 산하 코스코컨테이너라인은 현재까지 일대일로 사업에 131척의 선박을 투입했다. 이는 운송량으로 따지면 120만 TEU에 달하는 규모로, 코스코컨테이너라인 전체 선박운송력의 68%를 일대일로에 투입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세계 해운업이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인수전은 가열됐다. 최근 CMA CGM이 싱가포르 넵튠오리엔트라인스(NOL)를 23억 달러에 인수하는가 하면, 일본 3대 해운사인 NYK·MOL·케이라인의 컨테이너 사업 통합회사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도 출범했다. 앞서 세계 1위 머스크도 함부르크쥐드를 37억 유로에 인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