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이재용 부회장 무죄 가능성 높아져.,. 특검 남은 시간 사활 걸듯

2017-07-09 18:30
  • 글자크기 설정

[사진=유진희 기자]


유진희·김지윤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석 달을 넘어섰지만 핵심인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 데 결정적이라고 할 만한 증언이나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분석이다.

여기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요청한 증인들까지 기존 증언을 번복하면서 되레 이 부회장 측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당초 특검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부회장의 구속기간 만료도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부회장은 2월 28일 구속기소됐으며 형사소송법이 허용하는 1심의 구속 기간은 기소 시점부터 최장 6개월인 8월 28일 0시다. 9일이 구속기간 만료 'D-50'일이다.

◆특검, 37차례 공판에도 뇌물죄 입증 '불투명'

지난 7일까지 37차례 공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스모킹건’으로 꼽혔던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업무수첩에 대해 법원은 직접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열린 재판에서 "(안 전 경제수석) 수첩에 기재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내용이 진술 증거로서의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기재 내용의 진정성과 관계없이 수첩의 기재가 존재한다는 자체에 대한 정황 증거로 채택하겠다"며 간접 증거로만 받아들였다. 재판부가 삼성 측 주장을 상당 부분 수용한 셈이다.

이에 따라 특검은 향후 재판에서 이 부회장의 혐의 입증을 위한 추가적인 증거와 진술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수세에 몰린 특검이 승세로 돌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특검이 지난 4월 7일 첫 재판부터 석 달 넘은 기간 동안 공을 진행하면서 무리한 공소에 대한 허점만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주요 쟁점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부정 청탁 여부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삼성의 승마 지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의 대가성 등에서 특검은 이렇다 할 증거나 증언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특검 측 증인조차 증언 번복··· "특검 수사, 파도 앞 모래성 처지" 지적도

특검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재판에 출석 요청한 증인들까지 기존 증언을 번복하고 있어서다. 지난 5월 31일 열린 제21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최순실이 삼성 합병을 얘기한 적 없다”며 특검의 주장을 뒤엎는 진술을 했다. 박 전 전무는 삼성의 뇌물죄 의혹의 실마리를 풀기 위한 핵심 증인으로 꼽혀왔다.

이 부회장이 청탁을 위해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을 지시했다는 주장은 재판 초반부터 힘을 잃었다. 지난 4월 14일 열린 제3차 공판에서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은 이 부회장이 아닌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결정한 것이라는 최 전 실장의 진술이 공개됐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의 대가성도 이에 반하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2일 열린 제27차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용우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전경련이 미르재단 설립과 관련해 기업들과 사전협의를 하지 않았으며, 삼성 역시 개별의사를 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계 안팎에서는 특검의 무리한 수사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계 1위 기업인 삼성의 ‘컨트롤 타워’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글로벌 리더십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부회장 등의 부재로 인해 결정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준비가 한 박자 늦어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9조원에 인수한 이후 올해 들어서는 새로운 대형 M&A 발표가 단 한 건도 없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대기업을 불신하는 국민적인 감정을 내세워 수사를 하다 보니 결국 특검의 수사가 파도 앞에 ‘모래성’ 처지가 됐다”며 “사실상 남은 기간 동안 현 상황을 뒤집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원인 중 하나는 기업들이 정부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며 “이제라도 일부 기업을 혼내겠다는 식의 수사보다 잘못된 시스템을 고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