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식 금융 해법] 현정부 '금융 홀대론' 씻어낼까

2017-07-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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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임애신 기자 =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금융업계가 한숨을 돌렸다. 문재인 정부 출범 54일 동안 금융수장이 공석인 탓에 사실상 업무 추진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최종구 후보자에 대한 업계의 기대는 크다.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만큼 '금융홀대론'에 시달렸던 금융권 달래주기가 시급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최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접수했다. 인사청문회는 오는 26일 전에 열릴 예정이다. 청문회는 국회에 청문요청안이 접수된 날로부터 20일 내에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청문요청 사유서에서 최 후보자에 대해 "국내외 금융 및 경제 분야 최고의 전문가이면서 강한 추진력과 특유의 온화함, 친화력을 겸비한 인물"이라며 "경제 성장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정책을 수행할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최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으로 확정되면 최순실 국정 개입 논란이 시작된 때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금융위원장 부재 등으로 몇 개월째 사실상 '올스톱'이었던 금융업계에 활력이 돌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계부채 대책 마련,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규제 완화, 성과연봉제 폐기에 따른 후속 조치, 우리은행 민영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최고금리 인하, 부실 업종 구조조정 등 난제가 쌓여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최 후보자가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등 거시업무부터 SGI서울보증, 수출입은행 등의 미시업무까지 해봤기 때문에 각 업계의 고충과 현안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업권에서는 현안 해결도 중요하지만 금융에 대한 시각 개선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 정부가 금융을 하나의 산업이 아닌 다른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보는 금융홀대론을 겨냥한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우선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발생한 금융 홀대론으로 인한 금융인들의 상처를 보듬어 줄 필요가 있다"며 "금융이 우리 경제의 원활할 흐름을 책임지는 중요한 혈맥이라는 인식부터 바로 세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드사 관계자도 "문재인 정부는 금융산업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며 "최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이 되면 금융산업과 이에 대한 중요성부터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권이 최 후보자에게 바라는 것은 큰 틀에서 두 가지로 요약된다. 관치금융 타파와 불필요한 규제 개혁이다.

정부가 금융을 지배하는 관치금융은 우리나라가 과거 국가 주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발생했다. 관치금융의 폐혜가 커지자 정부는 은행 인사와 대출에 관련된 사항을 시장 자율에 맡기는 등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한 금융정책을 펴기로 했지만 관치금융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규제 개혁 또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언급되는 사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박근헤 정부 시절 금융위가 규제 개혁에 대한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일부 해결된 것들이 있지만 핵심 규제들은 개선되지 않았다"며 "당국이 업계 이야기를 듣겠다며 온갖 간담회에 포럼 등을 진행했지만 업계가 요구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 도입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네거티브 규제는 정책이나 법률상으로 안 되는 것들을 규정하면 그 이외의 것들은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포지티브 규제 국가로 분류된다. 정부가 허용한 것 이외에는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가계부채 등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도 중요하지만 업권에서는 금융업에 내제된 오래된 문제 해소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최종구 후보자는 모피아(기획재정부 출신 고위관료)로 분류되지만 민간업계도 경험해봤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선 필요성에 공감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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