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비린내 사라진 수산물…청소년 밥상이 즐겁다

2017-07-0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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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원, 비린내 제거기술로 수산물 소비 촉진 극대화

해수부-수협, 청소년 대상 ‘건강한 수산물 밥상’ 프로젝트 추진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추진한 '건강한 수산물 밥상' 시범사업에서 학생들이 고등어 핫바를 급식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심한 비린내로 청소년 사이에 ‘혐오식품’으로 불리는 생선 등 수산물이 첨단 가공기술과 비린내 제거로 재조명받고 있다. 그간 소비가 꾸준히 줄던 수산물이 정부의 소비촉진에 힘입어 다시 상승곡선을 그릴지 주목된다.

해양수산부와 수협, 국립수산과학원은 4일부터 12일까지 전국 10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건강한 수산물 밥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4월 국립수산과학원에서 개발한 비린내 제거기술로 만든 수산식품을 초‧중‧고교 급식으로 제공, 성장기 청소년의 수산식품 기피현상을 개선하고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부산시 소재 초‧중‧고 3개교 약 3000명의 학생에게 고등어스낵, 고등어핫바, 삼치커틀릿 등을 학교급식으로 제공,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해수부와 수과원은 이 프로그램을 전국 규모로 확대하기 위해 수협중앙회, 대한영양사협회 및 생산자단체와 협력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 초‧중‧고 10개교를 선정, 1만여명의 학생에게 건강한 수산물 밥상을 제공할 계획이다.

◆침체된 수산물 소비…‘비린내’만 잡아도 매출 쑥

고등어, 삼치 등 등푸른 생선의 영양가는 이미 입증된 상황이다. 대표적인 영양소인 오메가3, DHA 등으로 수산물은 우리 식탁의 단골 손님으로 자리잡아 왔다.  

그러나 일본 원전으로 인한 수산물 불신, 비린내 기피 성향이 겹치며 수산물 선호도는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수협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1993년 80.4%에 달하던 수산물 선호도는 2009년 77.9%로 떨어지더니, 2013년 73.7%로 급감했다.

또 보건복지부 통계에서는 어패류·육류 1일 소비량이 1990년대 어패류 77.5g, 육류 62.6g으로 어패류 선호도가 높았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전세가 역전돼  2005년에는 어패류 67.7g, 육류 89.8g으로 격차를 보이더니 2014년에는 어패류 49.3g, 육류 101g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국민 대다수가 수산물보다 육류를 선호한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해수부와 수과원 등 주요 수산관련 기관은 수산물 소비를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연구했다.

이들 기관은 잔가시 제거 등 수산물 섭취시 번거로움과 생선 특유의 비린내를 수산물을 기피하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잔가시를 제거한 생선가공물 개발 △비린내 제거를 위한 조리방법 제공 등을 통해 소비 확대에 나섰다.

수과원도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생선 비린내 주요 성분인 ‘트리메틸아민’의 수용성 특징을 활용, 탄산수 세척액 개발에 성공했다.

◆새롭게 조명 받는 국내 수산가공식품

수산가공식품은 참치, 꽁치 등 통조림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했다. 외형적으로는 성공을 거뒀지만, 다양한 재료에 한계를 보이며 정체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최근엔 수산가공품이 연제품, 해조제품 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수산가공으로 벌어들이는 금액도 지난 2015년 6조1305억원을 기록했다.

부가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수산가공식품의 부가가치 단가는 2005년 125만5000원에서 2015년 352만2000원으로, 연평균 4.0%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도 성장 중이다. 국내 수산물가공업체는 모두 4611개로 2009년(2979개)보다 두배 가량 성장했다.

수산가공식품은 수출 증대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생물 중심의 수출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긍정적 변화인 셈이다.

지난해 수산가공식품 수출은 7억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8.7% 상승했다. 전체 수산물 수출(21억3000만 달러)의 약 32.2%가 수산가공식품에서 나왔다.

◆청소년 58% 수산물 안먹어···인식 개선 중요

해수부가 추진하는 ‘건강한 수산물 밥상’은 수협중앙회 사업인 ‘수산물 영양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 수산물 영양이야기’도 포함됐다.

입맛 형성에 중요한 시기인 성장기 어린이 및 청소년의 수산물에 대한 낮은 선호도 개선을 위해 올해 1억2000만원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수협은 지난해 시범사업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수산물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수산물 요리를 1주일에 몇 번 먹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58%가 ‘먹지 않는다’라고 답해 수산물 소비 인식개선이 절실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수협이 설문조사 후 고등어스낵 등 가공식품을 설문 대상자에게 제공하고 수산물 교육을 한 결과 22%가 '고등어 가공품을 다시 먹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또 '수산물가공식품을 친구나 가족에게 추천하겠냐'는 질문에 94%가 ‘그렇다’고 답했다.

윤종호 해양수산부 유통정책과장은 “수산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며 “청소년 기호를 고려, 다양한 수산식품을 개발해 성장기 청소년이 영양가가 풍부한 수산물을 즐겨 먹을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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