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시 한 번 '한반도 위기설'을 부각시킬지 주목된다.
NHK 등 현지 언론은 4일 보도를 통해 이날 아침 북한이 동해를 향해 발사한 탄도 미사일이 약 40분간 비행하다 일본 EEZ 내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EEZ 내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번 미사일 발사로 인한 선박이나 항공기 관련 피해는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일본 해안 보안청은 오전 9시 55분께 항행 경보를 발령, 선박에 주의를 내리고 낙하물을 발견하면 해상 보안청에 통보하라고 권고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한의 북한 미사일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뒤 "북한의 위협이 증가한 만큼 이달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북한의 행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이례적으로 대북 강경 대응 입장을 직접 밝히면서 현재 수세에 몰린 정치적 위기를 '한반도 위기설'로 극복하려는 게 아닐지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 2일 치러진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도민퍼스트회에 집권 자민당이 역사적 참패를 기록한 뒤 실각 위험에 처한 상태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에도 부인과 본인이 연루된 사학 스캔들이나 갑질 논란 등 정치적 구설에 오를 때마다 한반도 위기설을 부각시키면서 안보 강화 정책에 눈을 돌리게 했다. 지지율이 30%대로 절반 이상 하락한 가운데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국면 전환용으로 북한발 위기설을 강조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