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국제유가가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뉴욕증시와 유럽증시에서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였다. 배럴당 40달러대 초반까지 곤두박질쳤던 국제유가가 하반기에는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불확실한 변동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CNBC가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원유 가격이 반등한 데는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 수와 원유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다소 완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채굴장비 수는 지난 1년간 2배 이상 급증하고 원유 생산량도 하루 90만 배럴 수준을 회복하면서 시장 공급 과잉 우려 요소로 떠올랐다.
공급 과잉 우려에 지난주만 해도 국제유가는 약 10개월 만에 배럴당 42달러대까지 하락했지만 지난 10년간의 원유 등락폭을 고려했을 때 하반기에는 50달러대 진입이 가능하다고 전망이 나온다. RBC 캐피탈 마켓의 상품 전략 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시장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걸프만 국가들의 외교 위기라는 '위험한 상황'이 유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 투자전문지 모틀리풀도 3일 보도를 통해 유가 등락의 역사를 보면 지정학적 위기가 유가 상승의 배경이 됐던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배럴당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던 유가가 1970년대 이스라엘 제재 등 중동 위기에 배럴당 10~15달러까지 오르다가 이란 혁명을 계기로 40달러대까지 급등하면서 유가 형성에 유가를 미쳤다는 것이다.
또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상승 곡선을 그리던 유가는 미국 등 새로운 산유국의 유입으로 과도한 경쟁 상태가 되면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요 공급 상황과 지정학적 위기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유가가 수년 내 변동성을 거듭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다만 세계적인 원유 비축량이 얼마나 축소될지 여부가 유가 상승 전망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산유량 감소가 일시적일 수 있는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등 주요 산유국들의 산유량 감축 이행률이 71%에 불과한 탓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OPEC 회원국의 6월 산유량은 전월보다 하루 평균 26만 배럴 늘어난 3272만 배럴로 올해 최대 수준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전 등으로 감산 예외를 인정 받은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산유량도 지난달 하루 13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내년 미국 산유량을 하루 평균 1000만 배럴 수준으로 전망한 만큼 공급 과잉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