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의 ‘슈퍼호황’을 타고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33년만에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며, SK하이닉스는 3분기 연속 3위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3일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151억 달러(약 17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미국의 인텔 매출인 144억 달러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올해 2분기에 149억4000만 달러(17조39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인텔(144억 달러)을 제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삼성전자가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1984년 첫 수출을 시작한지 33년만에 이룬 업적이다. 1993년부터 24년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인텔을 처음으로 왕좌에서 끌어내리는 것이다.
SK하이닉스도 글로벌 반도체업계 3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은 55억달러로 인텔(142억달러)과 삼성전자(136억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퀄컴을 제치고 3위 자리에 오른 후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굳히기에 성공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15년 연간 기준으로 3위에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퀄컴과 브로드컴에 밀려 5위까지 밀려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에도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3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 평균 전망치는 6조7752억원이다. 영업이익은 3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국내 반도체업계의 선전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호황 덕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D램 가격이 전년 대비 39%, 낸드플래시는 25% 각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4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4%와 172.8% 뛰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당분간 호황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IoT(사물인터넷), VR(가상현실), 자율주행차 등 최근 각광받고 있는 미래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고성능의 메모리반도체가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465억달러, 2021년에는 56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팽창도 한몫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는 스마트폰의 ‘스펙’ 경쟁으로 인해 고용량·고성능 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17년 2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9%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존재감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시장이 변화하고 있어 안주해서는 안 되며 시스템반도체 등으로 먹거리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