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드라기 양적완화 축소 시사에 글로벌 국채↓·유로↑

2017-06-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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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7일(현지시간) 유럽의 경제 회복세에 대응해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 같은 발언에 유로가 달러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고 글로벌 국채 시장에는 매도물이 출회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집계에 따르면 27일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7bp 오른 2.21%를 기록하면서 이달 초 연준의 금리인상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캐나다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1.57%로 11bp나 뛰었다.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12.5bp 오른 0.37을, 프랑스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13.6bp 오른 0.73%를 각각 가리켰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가 달러 대비 장중 1.4%나 뛰면서 작년 6월 이후 1년 만에 일일 최대 상승폭을 썼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이날 포르투갈에서 열린 ECB 연례 경제정책회의에 참석해 조심스럽게 부양책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모든 신호가 유럽의 경제가 강화되고 회복세가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디플레이션 힘이 리플레이션 힘으로 대체되고 있다”면서 “중앙은행은 정책적 도구의 한도를 조정함으로써 경제 회복에 동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긴축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직접적인 양적완화 축소 신호에 경계심을 나타냈지만, ECB의 신호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금융 시장은 급격하게 반응했다. 리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 상태에서 벗어낫지만 심한 인플레이션까지 이르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투자자들은 드라기 총재가 매달 600억 유로(약 78조원) 규모의 양적완화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미국 연준은 테이퍼링에 이어 금리인상까지 나서고 있는데, ECB는 지금까지 양적완화 고수 의지를 분명히 해오던 탓에 시장의 민감도는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ECB의 태도 변화는 유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면서 대규모 통화부양책을 실시한 지 약 5년 만에 나온 것이다. 지금까지 ECB는 2013년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신호한 뒤 금융시장을 크게 흔든 '긴축발작(taper tantrum)'과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무척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금융시장 요동이 경기 회복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ECB의 통화부양책이 실질적인 경제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고 프랑스 대선에서 유럽 통합파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도 가라앉아 ECB가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은 커지던 상황이었다. 특히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에서는 정치계를 중심으로 ECB의 과도한 통화부양책이 저축자나 연금 생황자들의 이자 소득을 압박한다면서 부양책 종료를 촉구해왔다.

현재 많은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9월이나 10월에 ECB가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니크레딧의 마르코 발리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상반기 부양책 규모를 현행 매월 60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줄이고, 하반기에는 200억 달러까지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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