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복을 맞춰 입은 노신사 14명의 칭찬이 이어졌다. 한국 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인 대선배들의 칭찬에 후배들은 환하게 웃으며 허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국 골프의 과거와 미래가 제60회를 맞이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선수권 대회를 통해 함께 했다.
황중곤(25)은 25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2·698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황중곤은 공동 2위 선수들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제60회를 기념해 특별히 제작한 트로피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우승자인 황중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남다른 경험을 했다. 황중곤은 “60주년을 맞이한 KPGA 선수권대회에서 14명의 ‘KPGA 전설들’을 만나니 굉장히 멋있어 보이고 존경스럽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60회째를 맞이한 KPGA 선수권 대회는 특별했다. 한국 골프의 살아 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는 원로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 무엇보다 뜻깊었다. KPGA 창립회원이자 KPGA 6대 회장 역임한 한장상(77) 고문은 KPGA 선수권대회에서 7번 우승(3,5,7,11,12,13,14회)하며 이 부문 최다 기록을 갖고 있다. KPGA 선수권대회 1회부터 50회까지 연속해서 출전한 한장산 고문은 한국 남자 골프의 산증인이다.
KPGA 창립회원이며 KPGA 7대 회장을 역임했고 KPGA 선수권대회에서 2번 우승(10,16회)한 이일안(76), 1963년 제6회 KPGA 선수권대회 우승자 김학영(79), KPGA 9대 회장을 역임한 강영일(75) 등도 함께 했다. 14명의 전설들은 한국골프의 발전을 위해 또 한 번 어려운 걸음을 마다하지 않았다.
원로들은 1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대선배들의 응원을 받은 후배들은 뭉클함을 가슴 깊이 간직한 채 최고의 라운드를 펼쳤다. 원로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18번 홀을 마친 후배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후배들은 자신도 언젠가는 존경스러운 선배가 되겠다는 꿈을 꿨다.
대선배들의 응원 속에 제60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는 스타성을 겸비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우승을 차지한 황중곤을 비롯해, 한국오픈에 이어 KPGA 선수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한 김기환(26) 등이 좋은 샷감을 선보였다. 1971년 한장상 이후 46년 만에 KPGA 선수권대회와 한국오픈 석권에 도전했던 장이근(24)도 주목 받았다. 공격적인 플레이가 인상적인 장이근은 최종합계 17언더파로 공동 6위에 올랐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