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내 주요 증권사는 이번 조치로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한국물 비중이 15.5%에서 15.27%로 0.23%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이 지수 조정에 따라 빼내갈 것으로 추산되는 돈은 3조5000억원 안팎이다.
일단 규모 자체가 우리 증시를 뒤흔들 수준은 아니다. 실제 1530조원에 달하는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추산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못 미친다.
지수 조정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져 단숨에 큰 피해를 주기는 어렵다. MSCI 신흥시장지수가 편입하는 주식은 중국 A주(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한 내국인 전용 주식)다. A주에 속한 222개 대형주가 내년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지수에 들어간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를 벤치마크에 넣는 것도 펀드마다 방식이 다르다"며 "시기 역시 분산될 것으로 전망돼 대규모 자금 이탈을 우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과거 비슷한 사례에서도 영향은 단기에 그쳤다.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뱅가드펀드가 2013년 상반기 벤치마크를 바꿨을 때가 대표적이다. 외국인이 같은 해 1월부터 반년 동안 코스피에서 9조원대 매물을 내놓았으나 이후 빠른 속도로 되사들였다.
되레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요 상장사에 대한 실적 전망이 여전히 양호하다"며 "MSCI 이슈로 변동성이 커진다면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실제 글로벌 자금은 올해 들어 채권에서 주식으로,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빠르게 갈아타는 모습을 보여왔다.
금융당국도 이날 MSCI 지수 조정에 따른 점검에 나섰다.
회의를 주재한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 규모를 고려하면 이번 MSCI 지수 조정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자금 유출입을 비롯한 시장동향을 당국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