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은 1분기 연결재무 기준으로 영업손실 6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유동비율(유동자산 3294억원, 유동부채 5987억원)은 55%에 그쳤다. 전 분기에 비해 4%포인트 이상 악화됐다. 대개 유동비율은 150% 이상일 때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진에 속한 종속회사 가운데 수익을 낸 곳이 거의 없었다. 부산글로벌물류센터(순손실 3400만원)와 한진울산신항운영(1억1800만원),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20억6000만원), 부산컨테이너터미널(42억2500만원)이 1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는 평택컨테이너터미날(순이익 5억7300만원) 1곳뿐이다.
순손실 규모가 가장 큰 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매출 가운데 절반 안팎을 한진해운에 의존해왔다. 결국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2015년만 해도 총매출 1520억원 가운데 약 59%에 해당하는 892억원을 한진해운 1곳에서 올렸다. 이듬해에도 한진해운 기여도가 48%를 넘었다.
부산항만공사 집계를 보면 부산컨테이너터미널이 운영하는 부산신항3부두는 4월에 처리한 컨테이너 수가 약 26만TEU(1TEU는 가로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동기 대비 32% 이상 증가했다. 이는 한진해운 파산 이전보다도 양호한 수치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2M 측 물량이 3부두에서 처리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진은 2분기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며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4.9% 증가한 4691억원, 영업이익도 131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보수적인 의견도 여전히 존재한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최대 선사인 2M은 부두 사용료 '후려치기'가 심하다"며 "물동량이 증가한 만큼 실적이 늘어날지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