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 에미리츠 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0-0을 기록했다. 한국은 오는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2패(승점 13)로 이란(승점 17)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을 제치고 조 2위를 차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남은 최종예선 3경기에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렸다.
1승1무5패로 A조 최하위에 처져 있는 카타르와의 경기는 비록 원정이지만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카타르전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모의 고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예상과 다른 선택을 했다.
카타르전 필승을 위해 창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라크전에서 새로운 방패를 꺼내들었다.
미드필더인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수비로 내려 홍정호(장쑤 쑤닝) 장현수(광저우 부리)와 함께 스리백을 형성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4년 9월 부임 후 처음으로 스리백을 사용했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은 “실전에서 써야할 수도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스리백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승점 3점이 반드시 필요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수비적인 전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전술을 사용하는 시점이다. 8일 경기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0위인 이라크는 43위인 한국을 상대로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전에 방패를 사용하느라, 정작 사용이 시급한 창을 다듬지 못했다는 평가다.
카타르전 이후 일정은 더욱 험난하다. 이란과의 9차전이 오는 8월3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는 오는 9월5일에 예정 돼 있다. 카타르전과 비교했을 때 수비가 중요한 경기들이다. 하지만 아직 두 달 넘게 시간이 남아 있다. 왜 지금 굳이 방패를 꺼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라크전에서 한국은 슈팅 6개 가운데 유효 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전에 3-4-3에서 4-2-3-1로 변화를 주면서, 공격이 다소 살아났지만 날카로움은 없었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은 현지 적응, 새 전술과 모처럼 나온 선수들에 대한 점검, 경기 결과를 세 가지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적응과 점검은 했지만 결과는 분명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