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최근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확장하거나 연구 개발(R&D) 투자를 늘리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고 있다. 싱가포르가 갖고 있는 유리한 지리적 입지를 통해 주변 국가로 진출하기 용이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돈키호테, 미국 이어 싱가포르 진출..."동남아 최초"
돈키호테는 화장품과 생활 용품, 명품 등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는 종합 쇼핑몰이다. 대부분 24시간 운영되고 있어 관광객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채널뉴스아시아에 따르면 현재 돈키호테 전체 매장은 350여 개로 누적 고객만 연간 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키호테는 싱가포르 진출을 계기로 동남아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013년부터 현지 지주회사와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만든 현지 법인을 활용, 싱가포르를 서비스 개발 센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 HP·우버 등도 대규모 투자..."지리적 위치 유리"
휴렛패커드(HP)도 싱가포르 내 연구 개발(R&D) 지원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타임스가 지난달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HP는 향후 5년간 1억 4000만 달러(약 1572억 9000만 원)를 투자해 유망한 지역 신생 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싱가포르와의 경제 협력 추진 정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또 싱가포르에 새로운 아시아 태평양·일본(APJ) 본사를 설립,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신기술 개발을 통해 공동 혁신, 상업화로 이어가는 '이노베이트넥스트(InnovateNext) 프로그램' 시행을 통해 싱가포르를 '신기술 인큐베이터'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차량공유업체인 그랩(Grab)과 우버도 잇따라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야후싱가포르뉴스에 따르면 그랩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셔틀 서비스인 그랩셔틀(GrabShuttle)과 카풀 서비스인 그랩쉐어(GrabShare) 등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였다.
그랩은 현재 55개 도시에 걸쳐 93만 명 이상의 운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동남아 내 차량공유업체다. 7월 1일부터는 경쟁사인 우버와 함께 개인 운전자 고용 면허 소지 프로그램(PDVL)을 운영할 예정이다.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글로벌 기업들이 싱가포르 진출을 선호하는 이유는 이웃 국가로의 확장이 용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수 외신들은 "아세안 경제 허브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에서 자리를 잡을 경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주변 지역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싱가포르 진출을 선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