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의 DF3 구역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최대 골칫거리로 부상했다.
패션·잡화 브랜드가 들어설 DF3 구역은 면세점 호황기에는 다수의 명품 브랜드를 유치할 수 있어 인기 만점이었지만, 최근 사드발 위기와 높은 임대료 부담에 면세점 업계가 외면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번 재공고문에 따르면, 공사는 최소입찰금액에 해당하는 임대료를 최초 대비 30%나 낮춘 453억원을 제시했다.
앞서 공사는 최초 임대료를 646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아무도 응찰하지 않자, 이후 입찰에서 임대료를 10%(582억원), 20%(517억원)씩 계속 낮추는 등 지금까지 네 차례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인천공항 면세구역의 높은 임대료를 공사가 자인한 꼴이란 지적이다.
A면세점 관계자는 “유찰이 계속 되자, 결국 임대료를 낮추는 것은 원래부터 임대료가 뻥튀기였음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냐”면서 “이미 영업 중인 인천공항 제1터미널 내 면세점들도 과도한 임대료때문에 신음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 3월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업계의 피해가 본격화 되고 있다면서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해달라며 ‘임대료 한시 감면’ 요구를 하기도 했다.
B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내 면세점은 시내면세점과 달리 매출의 40% 가까이를 공사에 임대료로 내고 있어 실익이 거의 없다”면서 “그럼에도 공항 면세점의 상징적 위상을 고려해 그동안 업계가 입찰에 참여했지만, DF3 구역은 사드 보복이 맞물린 와중에 높은 임대료가 여전해 입찰을 꺼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입찰 번복이 계속되자 공사 측은 앞서 T2 면세구역 내 DF1, DF2를 낙찰 받은 신라와 롯데면세점에 DF3의 중복낙찰 허용을 검토했지만 관세청의 반대로 임대료 인하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료를 낮추면서 면적도 당초 4889㎡에서 4278㎡으로 줄였다. 오는 10월 인천공항 T2 개장에 맞춰 면세구역을 오픈해야 하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하지만 임대료를 30%나 낮춰도, 입찰 기회를 가진 신세계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 측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임대료를 낮췄지만 사드 위기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선뜻 입찰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