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최저시급 인상에 관해 갑을논박이 뜨겁다. 2020년까지 시급 1만원을 목표로 하는 인상계획안을 두고 각계에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열악한 노동자의 처우개선이란 국민적 기대가 있는 만큼 마냥 철폐를 요구하기도 쉽지 않은 가운데 자영업자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현재 공약 이행이 점차 구체화되면서 노동계는 시행을, 자영업자 및 유통업계는 속앓이를 하는 상황이다.
최저임금이란 국가가 근로자들의 인간적 생활을 위해 고용주에게 법률상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시간당 최저한도 금액이다. 2017년 현재 최저임금은 6470원이다. 2020년까지 최저시급 1만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연평균 15.7%를 올려야 된다.
이 같은 정책을 두고 프랜차이즈 업계 및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10년 동안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이형택씨(가명)는 최저시급 1만원은 자영업자를 배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씨는 “우리와 같은 자영업자는 결국 인건비 싸움인데 임대료 상승 압박에 인건비까지 올려주면 솔직히 남는 게 거의 없다”며 “인건비, 임대료, 판매관리비가 전체 매출액의 30% 정도를 차지해 매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매년 최저 임금도 7% 안팎으로 오르고 임대료도 2~3년에 한번씩 10% 정도씩 오른다”며 “요즘같이 경기도 안 좋고 다른 업종과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마당에 최저임금까지 10% 이상씩 오른다면 점주 입장에서 매출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저 시급이 1만원까지 오른다면 아르바이트생은 좋겠지만 생계를 유지하는 입장에서는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외부적 시각에서 우리들을 번듯한 사장님으로 바라보지만 아르바이트생의 무단결근 및 다양한 리스크까지 짊어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서대문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진용씨(가명·51) 역시 최저시급의 1만원 목표액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씨는 15년간 치킨집을 운영해오며 나름대로 노하우를 쌓았지만 최근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에는 일평균으로 평일의 경우 100만원에서 120만원 정도의 매출이 나오고 있으며, 주말에는 이보다 10만~20만원 정도 더 판매된다”며 “마리당 최소 10% 이상의 금액이 인건비로 나가고 있으며 최근 시급 상승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씨는 “인건비는 주요 지출 항목이기 때문에 수익성과 직결된다”며 “최근 배달앱까지 경쟁이 치열해져 각종 수수료 부담이 늘었지만 배달은 매출에 영향이 커서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최저시급 1만원 공약에 대해서는 만약 현실화될 경우 자영업자의 폐업이 속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씨는 “최근 몇몇 업체에서 치킨값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도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며 “치킨 가격이 상승하는 데는 원자재 가격이 중요하다고 지적받지만 실은 인건비와 물가상승 등 고정비용의 증가가 제품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