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하된다더니, 5월 외환시장 '승자'는? 달러 아닌 중국 '위안화'

2017-06-0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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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기준환율 기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1% 가량 절상

중국 경기 안정, 달러 약세, 인민은행 외환시장 개입 강화 등의 영향

위안화 안정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 커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5월 글로벌 외환시장의 승리자는 중국의 위안화다"

최근 위안화 동향에 대한 글로벌 외환중개업체 FXTM의 자밀 아마드 시장리서치 분야 부대표의 평가다. 절하 전망에 휩싸이며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위안화가 올 들어 안정을 유지하는 동시에 뚜렷한 강세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5월 들어 위안화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지난 5월 1일 6.8931위안이었던 달러대비 기준환율은 6월 1일 6.8090위안으로 떨어졌다. 환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단오절 연휴 후 첫 거래일이자 5월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역외시장에서의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은 전장 대비 1% 이상 급락한 6.7438위안으로 거래를 마쳤다. 1일 오전에는 장중 6.7242위안까지 떨어지며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는 1일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올 들어 위안화 가치가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중국 경기 회복세와 달러 약세의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추산에 따르면 올 들어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1%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6% 이상 가치가 하락한 것과 비교해 엄청난 변화다.

또, 5월 들어 강세가 뚜렷해진 것은 인민은행 개입이 강화되고 기준환율 결정 방식도 달라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단오절 연휴 후 이틀간 위안화 가치가 급등한 것은 역외 위안화 홍콩은행간 금리(CNH Hibor·하이보) 1일물이 급등한 영향이 크다. 지난달 31일 하이보 1일물이 21.079%를 기록한데 이어 1일에는 이를 21.74%p나 상회하는 42.815%로 치솟았다. 이는 지난 1월 61.3%를 기록한 후 최고치다. 

시장은 앞서 24일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중국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데다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인민은행이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대형 국유은행 등 중국계 은행의 홍콩 내 위안화 대출을 줄여 위안화 조달 금리를 높였고 이에 따라 역내외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인민은행이 기준환율 산정방식을 변경하며 개입 강도를 높인 것도 위안화 강세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지난주 26일 인민은행은 달러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결정할 때 '경기대응 조정변수'를 추가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기존의 '전거래일 종가+ 통화바스켓 변동'에서 '종가+통화바스켓 변동+경기변수' 형태로 달라졌다는 의미로 환율시장 변화의 영향은 줄이고 경기 상황에 따라 당국이 개입 강도를 높이겠다는 뜻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2005년 고정환율제를 폐지하고 단계적으로 환율결정매커니즘 시장화를 추진해온 중국이 사실상 다시 고정환율제로 돌아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민은행은 개입 강도를 높이고 기준환율의 종가 반영도를 낮추는 등 서서히 변화를 시도해왔다는 게 중국 내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2년간 위안화 절하 전망이 지속되고 이것이 위안화 절하와 외환유출을 부추긴데 대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볼 때 위안화 안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창후이리(常慧麗)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거시경제 연구원은 "최근 중국 경기 펀더멘털이 안정돼 위안화 환율 변동성을 줄이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경제는 회복의 초기 단계로 최근의 회복세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상대적으로 긴축으로 기운 통화정책이 중국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는 있지만 이것이 전반적인 회복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XTM의 아마드 부대표는 "5월 위안화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강세를 보인 것은 최근 신흥국 통화자산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며 "중국, 말레이시아 등의 통화 가치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저평가된 데다 최근 달러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신흥국 통화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시장 상황과 국제정세로 볼 때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위안화의 달러대비 기준환율 변화 추이. [출처=인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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