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의 초청을 받아 30일부터 6월 2일까지 3박 4일간 유럽 2개국을 공식 방문한다.
리 총리는 독일, 벨기에 정상과 만나 회동하는 한편 브뤼셀에서 열리는 제19차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 중국-EU 비즈니스 서밋 등에 참석해 중국-EU 관계를 비롯, 지역·국제적 이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미국의 보호주의에 대항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 추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리 총리의 유럽 순방을 계기로 유럽 국가들과의 협조를 적극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EU 맏형 격인 독일은 리커창 총리가 취임 후 세 번째 방문하는 나라다. 리 총리는 취임 후 메르켈 총리와 8차례 회동했을 정도로 양국은 밀접한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로 수교 45년을 맞이한 양국 간 경제 협력을 중국 언론들이 ‘하늘이 맺어준 배필(天作之合)’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무역 방면에서 중국은 이미 미국을 제치고 독일의 최대 무역파트너가 됐다. 독일 역시 중국의 유럽 내 최대 무역파트너다. 양국 간 교역액은 지난해 1600억 달러로, 중국·EU 전체 교역액의 30%를 차지했다. 현재 독일의 대 중국 수출액은 대 한국·일본·인도 수출액을 모두 합친 것의 2.6배에 달한다.
양국 간 투자협력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냈다. 독일 기업의 중국 내 누적투자액은 600억 유로로 중국의 최대 직접투자 원천국 중 하나다. 중국 역시 독일에 가장 많은 투자사업을 진행하는 국가다. 지난해 중국의 독일 투자 프로젝트는 모두 281건으로, 현지에서만 3900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하지만 양국 간 경제협력이 심화되면서 최근엔 태양광·철강 등 방면에서 무역마찰이 늘고, 중국기업의 독일기업 투자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중국의 폐쇄적인 비즈니스 시장 환경에 대한 독일 기업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리 총리의 독일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새로운 협력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중국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바이밍 중국 상무부 연구원 국제시장 연구소 부소장은 “중국의 가격경쟁력과 독일의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양국이 최첨단 기술, 제조업 등 방면에서 새로운 협력점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일대일로에 잠재된 비즈니스 기회를 적극 활용해 협력 파이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