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민다나오에 계엄령 선포..IS 추종 반군과 전면전 예고

2017-05-2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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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23일(현지시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정부군과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과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필리핀스타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에르네스토 아벨라 대통령 대변인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공공 안전을 위해 무법적 폭력 사태와 반군을 진압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엄령은 60일 동안 유효하다.
모스크바를 방문 중이던 두테르테 대통령은 23일 교전 소식을 보고 받고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후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드리트미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의 회담 일정을 취소하고 예정보다 일찍 귀국길에 올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취임 이후 불법적 마약 거래와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을 뿌리뽑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23일 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민다나오 섬이 무법천지가 됐다면서 이 지역으로 병력이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필리핀은 1천여 명의 군 병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반군 소탕전을 벌일 계획이다.

필리핀은 국민 80%가 가톨릭을 믿지만 남부 일부 지역에서 이슬람주의 극단주의 단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민다나오 섬에서는 마우테와 아부사야프 등 여러 IS 추종 무장단체들이 활개를 치면서 민간인을 납치하고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마우테가 급격히 세력을 확장 중이다. 마우테는 비교적 신생 무장 반군으로 지난해 정부군을 공격하고 일부 인질을 참수한 바 있다. 8월에는 민다나오 섬의 마라위 교도소에서 반군 8명을 탈옥시켰으며, 지난 9월 다바오 시에서 14명의 사망자를 낸 폭탄 테러 역시 마우테의 소행으로 알려졌다.

마우테는 최근 마라위 중심가를 장악해 병원, 학교, 교도소 등에 불을 지르고 거리에서 IS 깃발을 펄럭이며 행진하는 등 세력을 과시하며 필리핀 경찰 및 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에도 마라위에서 정부군과 마우테가 충돌하면서 정부군 2명과 경찰 1명이 숨졌으며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밖에도 이날 필리핀 경찰은 아부사야프의 지도자 이슬닐론 하필론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아부사야프 전투원들과 교전을 벌였다. 아부사야프의 경우 외국인을 포함해 민간인을 납치하여 몸값을 요구한 뒤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무참히 참수한 사건으로 뉴스에 오르내린 바 있다.

필리핀 정부는 마우테와 아부사야프가 IS로부터 직접적인 지시를 받고 있다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경찰 치안이 미치지 못하는 밀림지대를 거점으로 이들의 세력이 점차 확장되고 있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계엄령을 반군 소탕을 명목으로 강권 통치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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