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투자자가 연중 최대로 불어나면서, 신용거래 잔액이 많은 종목일수록 투자에 신중하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 잔액은 18일 기준 7조5192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가 3조4452억원, 코스닥은 4조739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 잔액이란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최근 기업들의 호실적 등으로 국내 증시가 활황을 이어감에 따라 상승장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었다.
지난달 말 코스피 지수는 기업들이 개선된 실적을 잇달아 내놓자 2200선을 뛰어넘는 등 강세가 이어졌다. 특히 5월 대선 이후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신용 잔액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4월 24일 신용 잔액은 7조3000억원을 정점으로 등락이 이어졌다. 이에 비해 대선이 끝난 5월 10일부터 잔액은 급격히 불어났다. 특히 5월 15일 7조3818억원이던 신용잔액은 17일 7조4910억원을 기록해 불과 이틀 사이에 잔액이 1000억원이 증가했다.
하지만 신용 잔액은 일정 기한 안에는 매도해야 돼 대기 매물로 간주된다. 신용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들은 언제든 매물이 출회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부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들의 경우 정치 테마주도 섞여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코스피 상장사 중 신용 잔액 비중이 7.82%로 상위권인 세우글로벌은 홍준표 테마주다. 또 문재인 테마주였던 우리들제약(7.59%)과 우성사료(6.05%) 등도 눈에 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치디프로의 신용 거래 비율이 11.83%로 가장 높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 비중이 높은 종목은 주가 하락 시 더 많이 떨어진다”며 “무조건 나쁜 종목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종목의 경우 투자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