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주식ㆍ채권시장 충격 제한적

2017-05-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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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트럼프 스캔들'이 글로벌 주식·채권시장을 뒤흔들었으나,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일시적인 조정이 불가피하겠지만, 추세 자체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18일 코스피는 관망심리 확산 여파로 전 거래일 대비 0.27%(6.26포인트) 하락한 2286.82를 기록했다. 지수는 1% 가까이 떨어진 채 출발했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시장 참여자는 모두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유일하게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도 237억원어치를 사는 데 그쳤다. 기관·개인이 팔아치운 규모도 각각 598억원, 197억원어치에 불과했다.

코스피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증시도 약세로 끝났다. 일본 니케이지수가 1.32% 내려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52%)와 홍콩 항셍지수(-0.73%), 대만 가권지수(-0.44%)도 줄줄이 미끄러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찬물을 끼얹었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해 온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하는 바람에 '트럼프 탄핵론'이 확산됐다.

투자심리 악화로 전날 미국·유럽 증시가 일제히 추락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돼 미 채권 가격은 치솟았다.

주식시장은 일시적인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애초 증시 고공행진에 차익실현 욕구도 컸다.

김세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초기이고, 공화당이 여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탄핵은 모면할 것"이라며 "하지만 정책 신뢰도가 낮아져 트럼프 랠리는 이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탄핵 이슈는 미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위험자산 회피심리 강화로 우리 증시도 가격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했다.

채권수익률은 연일 하락(채권가격 상승)했다. 하지만 낙폭 축소로 불안감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 대비 0.001%포인트 내린 2.248%를 기록했다. 3년물과 5년물도 나란히 0.001%포인트씩 떨어졌다. 전날에도 국고채 10년물(-0.052%포인트)과 5년물(-0.041%포인트), 3년물(-0.033%포인트)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채권 수익률은 뚜렷한 방향성이 없다"며 "트럼프 이슈가 전날 수익률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를 짓눌렀고, 수익률도 강보합권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24일로 예정된 코미 전 국장에 대한 청문회도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라며 "미 금리 인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 블룸버그는 6월 금리 인상 확률이 최근 1주일 만에 80%대에서 62%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만 해도 인상 확률은 94%에 달했다.

트럼프 스캔들이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결국 정치 이벤트일 뿐이라는 거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정치 이슈가 추세적인 시장 흐름을 바꾸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실제 경기 호황기인 1998년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탄핵 이슈에 휩싸였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데 그쳤다. 되레 대세 상승 추세가 그대로 이어졌고, 같은해 증시는 연간 기준으로 상승 마감했다.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는 트럼프 정부 재정정책을 지연시킬 수 있어 1~2주 정도는 채권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여러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채권 금리는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이달 들어 2.211~2.312% 사이에서 소폭 등락을 반복했다.

오히려 국내 증시 조정은 매수 기회라는 의견이 많다.

김윤서 연구원은 "코스피 랠리 원동력은 신흥국 유동성 공급과 상장기업 실적개선"이라며 "이번 이슈는 달러화 약세와 국제유가 안정을 부추겨 신흥국 자금유입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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