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전 세계 개발자 7000여명이 구름처럼 모여든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전면에 내세운 구글의 연례 개발자회의 '구글 I/O 2017'에 뜻밖의 특별한 손님이 자리해 화제가 됐다.
SK텔레콤이 '구글 I/O 2017'에서 선보인 'T리얼 VR 스튜디오'는 구글의 VR 플랫폼 '데이드림'을 기반으로 제작돼 개발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구글 VR 담당자는 SK텔레콤의 VR 기술에 찬사를 보내며 참석한 전 세계 개발자들을 상대로 '기술개발의 모범 사례'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T리어얼 VR 스튜디오'는 이제까지 전문가들만이 만들 수 있었던 VR 콘텐츠를 전문지식이 전혀 없는 일반 이용자들도 쉽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게 했다는 특징 때문에 놀이와 기술의 경계를 허무는 구글 스타일과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머리에 착용하고, 컨트롤러를 오른손에 잡으면 VR 콘텐츠를 만들어낼 준비가 끝난다. 이용자가 원하는 VR 콘텐츠는 컨트롤러를 이용해 가상의 현실 속에 준비된 레고 블록을 옮겨 쌓으며 완성해간다.
호기심 속에 이날 부스를 찾아 가상 공간 속 공원 꾸미기에 직접 도전해봤다. 가상의 공간에 벤치와 나무를 옮기고 분수대를 만들었다. 아이템의 크기는 컨트롤러로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어 별 어려움 없이 뚝딱 그럴싸한 공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T리얼 VR 스튜디오'는 서로 다른 HMD를 착용해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같은 가상 공간에서 함께 블록을 옮길 수도 있어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게임처럼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이 이날 선보인 'T리얼 VR 스튜디오'의 콘셉트는 'Make, Play, Share'다. 'Make'는 누구나 쉽게 VR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것이고, 'Play'는 모바일 환경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기고, 'Share'는 만들어진 콘텐츠를 AR로 서로 공유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SK텔레콤의 콘셉트는 직접 시연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본인이 원하는 사진을 갖고 오면 블록을 쌓아 직접 사람을 만들어볼 수 있고, 색상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직접 만든 VR 콘텐츠는 구글의 AR 플랫폼 탱고를 구동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블록을 이용하는 이유는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 이용자들이 쉽게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어릴 적 블록으로 놀아본 경험은 모두 갖고 있으며, 블록을 기반으로 배치하면 3D 지식이 없어도 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진수 SK텔레콤 종합기술원 팀장은 "기존에 SK텔레콤이 보유한 T리얼 버전은 구글의 카드보드와 삼성의 기어VR를 지원했지만, 이번에 구글 데이드림까지 지원의 폭을 넓히면서 성능을 업그레이드했다"며 "SK텔레콤의 VR·AR 분야는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비슷한 속도로 진화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