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홍콩금융관리국이 16일 중국 본토와 홍콩 간 채권시장을 상호 연계시키는 이른바 '채권퉁(通·통하다)'를 준비작업을 마치는 대로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3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채권퉁을 연내에 시행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힌 이후 두 달 만에 채권퉁 시행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
우선 시행 초기엔 외국인들의 홍콩에서 중국 본토로의 채권 투자만 허용되며, 향후 서서히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홍콩 채권시장 투자도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일일 투자한도는 별도로 제한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시행 일자는 추후 별도로 언급될 예정이다. 시장은 채권퉁이 중국으로의 홍콩 반환 20주년에 맞춰 7월 초에 공식 출범할 것으로 점쳤다.
인민은행 관계자는 "채권퉁의 개통은 홍콩의 국제 금융허브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 금융시장의 대외 개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천더린 홍콩 금융관리국 총재도 "채권통의 출범은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의 또 하나의 이정표"라고 전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65조9000억 위안(약 1708조원)으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채권은 8300억 위안 정도로, 전체의 1.2~1.3%에 불과하다.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은 은행 간 채권 시장을 통해서만 중국 채권 거래에 참여한다. 채권퉁이 시행되면 앞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채권시장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봉황재경망은 중국 본토와 홍콩 간 채권퉁 시행으로 홍콩의 글로벌 금융허브 경쟁력이 높아지고, 중국 본토와 홍콩 간 금융업무 협력이 밀접해지고, 중국 본토 금융시장의 대외개방 및 위안화 국제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류둥량 초상은행 고급 애널리스트는 "채권퉁 시행으로 중국 채권시장에 새로운 피가 수혈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중국 채권수익률이 매력적"이라며 "위안화 환율이 안정적이라는 조건 아래 향후 외국인들의 중국 내 채권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더 나아가 자본유출 압력에 시달리는 중국으로서는 외국인 자본을 끌어들이는 한편 자국의 채권시장을 질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후강퉁과 선강퉁 시행으로 상하이·선전 주식시장을 잇달아 개방한 중국은 향후 홍콩과 협력해 원자재 상품, 상장지수펀드(ETF), 기업공개(IPO) 시장까지 서로 연계시킨다는 장기적인 자본시장 대외개방 청사진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