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거시건전성 제고 위한 정책수단 가져야"

2017-05-15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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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한국은행이 거시건전성 제고를 위한 정책수단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한은이 거시건전성 정책운용에 참여하거나 상설기구를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빈발하는 금융불안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금융안정을 이루기 위한 목적이다.

한은은 2011년 한은법 개정에 따라 설립목적에 '금융안정'이 추가됐다. 그러나 아직 금융기관에 대한 단독 조사권은 없다.

서울대 김인준 명예교수와 김소영 교수, 고려대 김진일·신관호 교수, 성균관대 김성현 교수는 15일 금융연구원이 발간한 '한국경제의 분석'에 실린 '한국은행의 역할과 정책수단:금융안정정책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한국경제학회가 한은의 재정지원하에 작성한 '한국은행의 역할 재정립 및 정책수단 확보 방안'보고서 중 일부를 발췌해 작성됐다.

연구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존 물가안정·실물경기 안정 외에 금융안정이 각국 중앙은행의 주요 목표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리 중심의 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는 이들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학계에선 금융안정을 달성하려면 통화정책 외에 다양한 거시 금융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런 수단에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충당금제도, 지급준비제도, 경기대응적 자본완충제도 등이 포함된다.

연구팀은 거시건전성 정책을 담당할 주체와 담당 업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확립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금융위원회가 거시건전성 정책을 담당하고 있지만, 금감원에는 거시감독국이, 한은에는 금융안정국이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다. 외환 관련 건전성은 기획재정부 소관이다.

연구팀은 사전협의 장치를 제도화해 거시건전성 정책 운영과정에 한은이 참여하는 방안을 내놨다.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금융위가 관련 정책 결정 시 한은과 협의토록 하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방안으로는 한은을 비롯한 관련 기관들이 참여하는 '금융안정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신설해 거시건전성 정책을 의결하도록 했다.

거시건전성 정책의 주체로 한은을 지정하고 관련 정책수단을 활용하게 하는 방안,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통해 금융감독 기능을 한은에 이관하는 방안 등도 있다.

연구팀은 "실물경기와 물가가 안정돼도 금융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고 금융불안이 증폭되면 일시에 실물과 물가도 불안해진다"며 "중앙은행이 거시적 관점에서 경제를 분석하므로 거시적 금융감독을 추구하기에 적합한 위치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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